BBC·日 언론도 극찬 "선수들도 탈모 경의, 기적의 金"…클로이 김 "최가온, 자랑스럽다"

한국 스노보드 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최가온. 연합뉴스

한국 선수 최초로 올림픽 설상 종목 금메달을 따낸 최가온(17·세화여고).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정상에 올랐다.

최가온은 13일(한국 시각)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대회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얻었다. 결선에 나선 12명 선수 중 가장 높았다.

올림픽 3연패를 노리던 클로이 김(미국)을 제치고 새로운 스노보드 여왕으로 우뚝 섰다. 최가온은 88.00점의 클로이 김에 2점 이상 앞섰다.

불굴의 의지로 이룬 금빛 성과였다. 최가온은 1차 시기에서 2번째 점프 뒤 착지 과정에서 데크와 충돌했다. 거꾸로 떨어진 최가온은 슬로프로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의료진이 곧바로 투입될 만큼 심각한 부상이 우려될 만한 상황이었다.

최가온은 다행스럽게도 스스로 일어났다. 2차 시기를 앞두고 DNS(Did Not Start)가 반복돼 기권하나 싶었지만 다시 뛰었다. 다만 이번에는 첫 공중 동작 뒤 착지에서 다시 슬로프로 넘어졌다. 1차 시기 점수 10점, 2차 시기는 앞선 시기보다 낮다는 의미의 DNI(Does Not Improve)였다.

1차 시기에서 최가온이 넘어진 가운데 의료진이 투입된 모습. 연합뉴스


하지만 최가온은 마지막 3차 시기에 투혼을 발휘했다. 5번의 공중 동작을 환상적으로 펼치며 이날 출전 선수 중 유일하게 90점을 넘겼다.

해외 언론들도 찬사를 보낸 활약이었다. 영국 매체 BBC는 "최가온이 클로이 김의 역사를 가로막았고,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줬다"면서 "얼음처럼 단단한 파이프 립에 부딪힌 뒤 떨어지는 큰 충돌을 겪고도 금메달을 땄다"고 전했다.

일본 데일리 스포츠는 "2차 시기 직전에는 대회 홈페이지에 '기권'이 표시됐지만 철회하고 경기를 계속 진행했다"면서 "2차에도 넘어진 뒤 3차에서 고난도 구성을 멋지게 완수해 기적의 대역전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선수들도 (경의의 표현으로) 헬멧을 벗었다"고 덧붙였다.

2018년 평창 대회 역시 17살로 금메달을 따낸 클로이 김은 "최가온이 자랑스럽다"고 후배를 격려했다. 올림픽 3연패가 무산됐지만 클로이 김은 "이것도 스포츠의 일부"라면서 "다음 세대에 자극을 주고 바통을 넘길 수 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시상대에 오른 클로이 김(왼쪽부터), 최가온, 오노 미츠키. 연합뉴스


4위에 오른 일본의 16살 시미즈 사라도 최가온에 대해 "굉장하다"고 감탄했다. 시미즈는 "1차에서 크게 넘어졌고, 2차에도 넘어져서 멘털적으로 엄청나게 흔들릴 것 같았다"면서 "그런데 3차 시기에서 제대로 연기를 펼쳐 높은 점수를 냈는데 대단하고, 정말 존경스럽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최가온은 경기 후 중계방송 인터뷰에서 "넘어졌을 때 어디 하나 부러진 줄 알았다"면서 "못 일어날 줄 알았는데 순간 힘이 돌아왔고 지금 무릎이 조금 아픈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훈련 때 거의 넘어진 적이 없던 캡 텐인데 긴장해서 그런지 실수가 나왔고 조금 무섭기도 했다"면서 "월드컵이면 바로 멈췄겠지만 이건 7세 때부터 원했던 올림픽이기에 넘어지더라도 끝까지 해보려고 했고, 오히려 한 번 세게 넘어지니까 두려움보다는 빨리 아픈 것이 나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경기는 눈이 많이 내린 악조건이었고, 1차 시기 12명 중 5명만 제대로 경기를 펼쳤다. 최가온은 이런 악천후와 부상 우려를 극복하고 시상대 맨 위에 올랐고, 자랑스럽게 태극기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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