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는 왜 어드밴스를 안 줘요?"[아빠, 이건 왜 파울이야?]

코린 스토더드와 충돌해 넘어지는 김길리. 연합뉴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한창이다. 덕분에 저녁 시간은 자연스럽게 동계올림픽 중계와 함께다.

쇼트트랙 첫날이었던 10일, 남자 1000m 예선을 보던 아이가 물었다.

"아빠, 중국 선수는 3위로 들어왔는데 왜 올라가는 거예요?"

아이가 말한 중국 선수는 린샤오쥔이다. 일단 경기 전 조 2위까지 다음 라운드로 올라간다는 설명을 해준 상태에서 나온 질문이다. 아, 8개조 3위 중 상위 4명도 함께 올라간다는 내용도 알려줬다. 문제는 린샤오쥔이 3위 중 상위 4명에 들지 못했다는 점이다.

당시 상황은 이랬다. 린샤오쥔은 3바퀴째에서 인코스로 추월을 시도했다. 이어 2위 경쟁 과정에서 이반 포사시코프와 어깨가 부딪혔다. 이 충돌로 스피드가 떨어졌고,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후 포사시코프의 페널티 판정과 함께 어드밴스를 받아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아까 부딪혔던 선수가 반칙 판정을 받아서 어드밴스, 즉 추가로 올라가게 해준 거야."

아이는 금방 이해했다는 표정이었다. 다행히 둘이 충돌했는데 왜 린샤오쥔은 올라가고, 포사시코프는 페널티 판정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

린샤오쥔. 연합뉴스

이어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이 열렸다. 한국은 김길리와 최민정, 황대헌, 임종언이 출전했다. 한 차례씩 주행을 마친 뒤 김길리가 5번째 주자로 나섰다. 하지만 코린 스토더드가 넘어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스토더드가 펜스쪽으로 미끄러지면서 김길리와 충돌했고, 한국은 3위로 탈락했다.

"아빠, 아까 중국 선수는 올라갔는데 왜 한국 선수는 어드밴스를 안 줘요?"

아이의 질문은 날카로웠다. 솔직히 아이 눈으로 봐도 억울한 장면이다. 하지만 규정은 존재하기 마련. 대한빙상경기연맹 홈페이지에서는 친절하게도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쇼트트랙 규정집을 영문은 물론 한글로도 볼 수 있었다.

규정집 내용을 그대로 옮기겠다. 규정집에는 "다른 선수로부터 방해를 받고, 해당 다른 선수가 페널티, 옐로우 카드 또는 레드 카드를 받은 경우, 그 위반 행위의 순간, 1위 또는 2위의 위치에 있었던 선수는 다음 라운드로 진출한다. 준결승에서 파이널 B에 진출할 자격이 있는 선수는 파이널 B에 진출한다"고 적혀있다.

김길리가 스토더드와 충돌했을 때 순위는 3위였다. 물론 레이스가 절반이나 남아있던 상황이었지만, 그 순간 3위였던 탓에 어드밴스로 이어지지 않았다. 반면 린샤오쥔이 포사시코프와 충돌했을 때는 2위였다.

고개를 끄덕인 아이가 다시 중계 화면을 유심히 보더니 "그럼 저기 코치가 들고 간 현금은 뭐예요?"라고 물었다. 김민정 코치가 들고 가던 현금을 보고 던진 질문이었다. 판정에 항의하기 위한 절차라고 간단하게 설명해줬더니 질문이 이어진다.

"카드로 하면 안 되나요?"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자세하게 설명해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먼저 현금만 된다는 설명을 해준 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체조 양태영 사건을 말해줬다. 당시 양태영은 오심으로 메달을 뺏겼지만, 제대로 된 항의조차 하지 못했다. 이후 오심에 대비하는 매뉴얼을 마련해 현금을 늘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또 질문이 나오길 방지하는 차원에서 각 종목마다 비용은 조금씩 다르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덕분에 아이도 충분히 만족한다는 표정으로 TV를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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