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한일전 중계 방송에서 일장기가 송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설상 종목 사상 최초의 금메달 순간이 자막으로 처리된 데 이어 국내 독점 중계 방송사인 JTBC가 또 다시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경기도청)은 15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의 코르티나 컬링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대회 라운드로빈 5차전에서 7-5로 이겼다. 김은지(스킵), 김민지(서드), 김수지(세컨드), 설예은(리드), 설예지(핍스) 등 대표팀은 접전 끝에 승리하며 4위로 올라섰다.
그런데 한국이 3-2로 앞선 후반 6엔드를 앞두고 황당한 장면이 화면에 잡혔다. 광고 시간에 갑자기 일장기 그래픽이 10초 이상 송출된 것. 이에 JTBC 캐스터는 "광고 중에 예기치 않은 그래픽이 나간 순간들이 있었다"면서 "일반적으로 저희가 보내드려서는 안 되는 그런 상황 속에 나간 상황이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양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게 나왔다. SNS에서는 "광고 타임에 일장기가 중앙에 10초 이상 표시돼 있었다" "일본 방송이냐" "처음에는 광고의 일부인 줄 알았다" "또 공식 성명을 내게 될 것" 등 팬들의 불만 가득한 반응이 쏟아졌다.
특히 관심을 모은 한일전이라 비판이 더 커지고 있다.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는 두 국가의 라이벌 대결에 일장기가 걸린 화면이 송출된 점에서 한국 팬들의 분노가 폭발한 모양새다.
더욱이 JTBC는 이번 올림픽을 독점 중계하면서 한계도 보이고 있다. 당초 JTBC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채널에 중계권을 재판매하려 했지만 불발됐다. 때문에 JTBC와 JTBC스포츠에서만 올림픽 중계를 하고 있어 충분히 경기를 소화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최가온(세화여고)의 역사적인 금메달 장면이 자막으로 처리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지난 13일(한국시간) 최가온은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으로 한국 설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JTBC는 동시간대 쇼트트랙 경기 중계로 전환하면서 최가온의 금메달은 자막으로 처리됐다. JTBC스포츠에서 스노보드를 중계했다고 하지만 국민들의 보편적 시청권을 충족시키기는 역부족이었다. JTBC스포츠는 유료 가입 위주인 까닭이다.
논란이 커지자 JTBC는 13일 성명서를 내고 " 최가온 선수가 출전한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경기는 당초 JTBC와 JTBC스포츠에서 동시 생중계했으나, 쇼트트랙 경기가 시작됨에 따라 JTBC는 쇼트트랙으로 전환하고, 하프파이프는 JTBC스포츠에서 중계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이어 "쇼트트랙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강세 종목이자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만큼, 시청자의 선택권을 고려해 쇼트트랙 중계를 유지하고, 하프파이프는 JTBC스포츠를 통해 지속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고 해명했다.
JTBC는 의욕적으로 2032년까지 동하계올림픽과 2026, 2030년 월드컵 중계권을 따냈다. 그러나 지상파 3사와 중계권 재판매 협상이 결렬되면서 수천억 원의 중계권료를 회수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여기에 중계 방송과 관련한 논란까지 벌어지면서 버겁고 험난한 첫 올림픽 단독 중계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