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미일 연합공중훈련이 무산된 배경에는 미국 측이 설 연휴 기간 중 훈련 실시를 요청한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지난 달 15일 우리 측에 한미일 훈련 실시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그러나 제안 받은 날짜가 설 연휴 기간인데다 일본의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날'(2월 22일)을 앞둔 시점이라 대안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날짜를 앞당기거나, 다케시마의 날 이후에 한미 간 훈련으로 실시하자는 안도 포함됐다는 후문이다.
이에 미군 측은 일단 검토해보겠다는 답변한 뒤, 이달 5일 미군 단독으로 훈련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군이 연합훈련을 최초 제안했던 시기인 지난 16일과 18일, 미군은 단독훈련이 아니라 일본과 미·일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동해와 동중국해에서 벌어진 이 훈련에는 미군 B-52 전략폭격기 4대와 일본 항공자위대 F-15J 전투기 5대, F-2 전투기 6대가 동원됐다.
우리 군 당국은 미군이 단독훈련을 하겠다고 통보한 것과 달리 미·일 훈련을 한 배경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
군 안팎에선 한미일 연합훈련이 일정 조율 문제로 각각 훈련을 하는 것은 통상 발생하는 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에는 설 연휴 기간 중 훈련이라는 이례적 요구가 주목된다. 여권 관계자는 "우리나 주한미군이나 훈련 일정 등을 짤 때 상대국의 명절 등을 고려하는 게 당연하다"며 "왜 굳이 그 날짜를 제안했는지가 미스테리하다"고 말했다.
미군의 이례적 행보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당초 제주 남방(동중국해)에서 하겠다던 미군 단독훈련이 갑자기 서해 상공에서 이뤄진 것이다.
주한미군은 미·일 연합훈련 둘째 날인 지난 18일 경기 평택 오산기지에서 F-16 전투기 10여대를 출격해 중국 방공식별구역(ADIZ) 근처까지 접근시켰다.
당시 F-16 전투기에는 실탄을 의미하는 노란색 띠가 표시된 미사일까지 장착됐고, 중국도 전투기들을 긴급 발진시켜 대치하는 등 긴장이 고조됐다.
이에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진영승 합동참모의장은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주한미군의 서해 출격은 대중국 견제 역할을 강조한 미국의 새 국방전략(NDS)이 본격화 한 신호탄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한미동맹에 따른 '연루의 위험'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진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일부 언론이 한미일 훈련 논의 과정을 왜곡보도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