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흐려진 삶. 넷플릭스 시리즈 '레이디 두아'를 관통하는 메시지다. 배우 신혜선은 극 중 목가희가 사라킴으로 변하는 과정을 통해 한 인물의 복합적이고 뒤틀린 삶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이 가운데 3회에서 목가희가 화장실을 다녀오는 사이 5천만 원의 빚을 떠안게 되는 장면은 인물의 억울함과 무너지는 감정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전달하느냐가 핵심이었다.
신혜선은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약 30초 분량의 한 신으로 촬영된 장면을 떠올렸다.
"중간에 제가 '씨'라고 하는 건 애드리브였어요. 호흡을 위해 사용했죠.(웃음)"
이어 극 중 여러 인물을 연기하며 톤 조절에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신혜선은 "인물마다 톤을 잡는 게 관건이었다"며 "여러 페르소나가 나오는데 일관성이 있으면서도 묘하게 달라야 했다. 인물마다 설득돼야 했기에 톤이 굉장히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목가희는 삐뚤어진 우월주의가 있어 내가 도움받기보다는 차라리 도움을 주는 위치에 있고 싶어 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며 "5천만 원 빚 때문에 직원들이 돈을 모아서 도움을 주는 데도 목가희의 기분이 좋지 않았던 이유"라고 해석했다.
이어 "사라킴의 경우 정상인 범주를 넘어 강한 열망을 가진 인물이다 보니 목소리는 차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열망이 너무 커 감정이 좀 비어 보이는 느낌도 있었고 '부두아'라는 브랜드가 어느 순간 정체를 알 수 없는 또 다른 여성으로 투영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취조실 장면 위해 이준혁 선배와 일주일 정도 갇혔죠" 웃음
신혜선은 극 중 다양한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헤어 스타일과 의상에도 큰 변화를 줬다.
그는 "페르소나 별로 콘셉트가 있었다"며 "사라킴은 반짝반짝하고 화려하다면 김은재는 부잣집의 청순한 분위기, 두아는 화류계에 가까운 느낌, 목가희는 촌스럽게 보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상·분장팀이 너무 잘해주셨다"며 "특히 사라킴의 히피펌 머리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초록색 코트를 입기도 했었는데 화보에서도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이라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고 강조했다.
물속 장면은 CG가 아닌 실제 촬영으로 완성됐다.
"저수지에 빠지는 장면은 진짜 저수지에서 촬영했어요. 물에 빠지는 신은 제가 좋아하는 대역 언니가 해주셨죠. 물속 장면은 진짜 물에서 찍을 수가 없어 별도로 마련된 수조 세트에서 촬영했어요."
후반부 경찰 취조실 장면에서 이준혁과의 호흡도 전했다.
신혜선은 "두 인물의 호흡이 중요했던 신이어서 일주일 정도 갇힌 상태로 찍었다"며 "촬영 전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 당시 이준혁 선배는 진짜로 많이 아프셨는데도 한 두번만에 오케이 될 정도로 NG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래 속으로 낯을 가리는 편인데 그러지 않을 정도로 너무 편했다"며 "이번에 같이 홍보 활동을 하면서 성격을 더 잘 알게 됐는데 연예인 이준혁으로서 힘들어하는 묘한 느낌이 있더라"고 웃었다.
"'제가 어둠입니까' 대사 많은 생각하게 해…지금의 저 사랑하죠"
작품 속 인상 깊은 대사로는 목가희의 마지막 편지 내용을 꼽았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습니다. 왜 하필 제가 어둠입니까"라는 문장이다.
"민망하지만 사춘기 때 그런 시기가 있잖아요. 나는 잘난 것도 없고, 더 특별하고 싶은데 세상에 다른 반짝거리는 게 많은 그런 느낌이요. 예전에 자존감이 좀 떨어진 시기가 있었는데 그 감정과 비교하니 목가희의 마음이 이해가 갔어요. 물론 지금의 저를 사랑해요.(웃음)"
작품을 통해 지인들의 반응도 체감했다고 한다. 신혜선은 "TV 드라마는 시청률이라는 지표가 있지만 OTT인 넷플릭스는 처음이라 반응을 잘 몰랐다"며 "연락이 뜸했던 지인들까지 축하해주셔서 반응이 남다르긴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향후 역할과 관련해 "그동안 서사를 끌고 가는 인물을 맡아왔는데 치고 빠지는 역할과 같은 겪어보지 못했던 인물을 하고 싶다"며 "다양한 인물을 많이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총 8부작으로 구성된 '레이디 두아'는 공개 1주 차에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쇼 비영어 부문 3위를 기록하며 필리핀, 콜롬비아 등 총 38개국에서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등 눈길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