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의 주전 세터 김다인(27)은 주축 선수들의 이적과 부상 등으로 흔들리던 시기에도 한결같이 팀의 중심을 지켰다. 그리고 어느새 2위로 올라선 팀의 선두 경쟁에 앞장서 역전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현대건설은 24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홈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와 풀 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26-24 25-17 23-25 10-25 15-1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현대건설은 귀중한 승점 2를 보태며 선두 추격에 불을 지폈다. 현재 19승 11패 승점 58을 기록, 1위 한국도로공사(21승 10패·승점 60)를 승점 2 차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비록 승점 3을 따내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파죽의 5연승을 내달리며 역전 우승을 향한 치열한 선두 다툼을 예고했다.
경기 후 김다인은 "중요한 경기였는데 이겨서 기쁘다"며 "상대 팀에서 부상이 나와서 마음에 걸리지만, 우리가 1, 2세트를 잘해서 5세트도 잘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에선 도로공사의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이 5세트 도중 발목 부상으로 쓰러져 코트를 떠났다.
현대건설은 지난 4시즌 연속 봄 배구 무대를 밟은 강팀이다. 하지만 올 시즌 개막 전 흥국생명으로 떠난 이다현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해 높은 순위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주전 세터인 김다인으로선 새판을 짜고 팀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묵묵히 날카롭고 정교한 토스를 올리며 어김없이 팀의 상승세에 앞장서고 있다.
김다인은 "잘 되는 경기도 있고, 안 되는 경기도 있다. 하지만 잘될 때는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기보단, 끈질기게 늘어져서 주도하는 경기가 된다"며 "팀원들에게 계속 잘 버텨보자고 한다. 그래서 지금 위에서 좋은 경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 도중에는 토종 에이스 정지윤이 부상으로 이탈해 시즌 아웃됐다. 빈자리를 이예림이 메우고 있지만, 공격력은 정지윤에 비하면 다소 아쉽다. 그럼에도 김다인은 팀 상황에 맞는 적절한 토스로 뛰어난 리딩 능력을 뽐내고 있다.
정지윤의 부상으로 생긴 변화에 대해 김다인은 "예림 언니가 공격력은 떨어지지만 너무 잘 받아줘서 미들 블로커를 잘 활용할 수 있다"며 "(김)희진 언니한테도 적극적으로 공격해달라고 부탁했고, 각자 스스로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해달라고 했다. 한 명에게 집중된 플레이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시즌 전 대표팀에 다녀와서 체력적으로 힘들 법도 하지만, 김다인은 쓰러지지 않는다. 그는 "사실 힘들긴 하다. 올 시즌은 유독 랠리도 많고, 3-0 경기도 별로 없다"며 "한 순간이라도 놓치면 경기가 넘어간다. 하지만 다른 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버티려고 한다"며 이를 악물었다.
어느새 선두와 격차를 바짝 좁힌 현대건설은 챔피언 결정전 직행을 노린다. 김다인은 "모두 챔프전 직행을 바라지만, 맘대로 되는 게 아니다. 그냥 매 경기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각자 생각은 있지만 얘기는 잘 하지 않는다"며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