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앙로지하상가 점포 입찰 과정에서 공무원 개입 의혹을 수사해온 경찰이 6개월 만에 무혐의 결론을 내리자 상인들이 상여를 들고 거리로 나섰다.
대전중앙로지하상가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대전경찰청 앞에서 기자화견을 열고 "경찰은 경공매 대행업체가 공매 정보 수집 프로그램을 사용한 점을 확인했다"며 "이것이 과연 입찰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 정상 행위인가"라고 질타했다.
한 상인은 '지하상가'라고 적힌 영정 형식의 액자를 들었고, 상여 모형이 경찰청 정문 앞에 세워졌다. 향을 피우는 등 장례 의식을 연상케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형형색색의 상여를 어깨에 멘 상인들은 굳은 표정으로 경찰청을 바라봤다. 일부 상인들은 꽹과리를 치며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울부짖으며 경찰과 대치했다.
앞서 지하상가 상인들은 지난해 8월 6월 대전시 관계자 3명과 대전시 시설관리공단 관계자 2명을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및 입찰 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해 5월 온비드(공공자산 온라인 입찰 시스템)로 진행한 지하상가 점포 공개경쟁 입찰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조회수 흐름이 포착됐다며 공무원 등 제3자 개입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당시 입찰 공고의 전체 조회수는 6만 7868회에 달했지만, 입찰에 참여한 전체 참여자 수는 827명에 그쳤다는 점과, 높은 조회수에 비해 실제 입찰자 대부분이 기존 상인과 종사자였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또 점포별 입지와 선호도 차이가 있음에도 조회수가 유사하게 나타난 점도 문제 삼으며 공공기관 개입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들은 조회수 조작이 입찰 경쟁 심리를 자극해 사용료(임대료)를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렸다고 주장했었다. 실제 점포 사용료는 경쟁입찰 전보다 최소 160%에서 최대 300%까지 상승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은 입찰가 조작 관련 부정행위나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불송치(혐의없음)로 수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수사를 맡은 대전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상인들이 주장한 비정상적인 조회수 흐름은 '경공매 대행업체' 10곳의 접속과 관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경찰청은 수사 결과 통지서에서 "로그기록 분석과 다회 조회 IP를 추적한 결과 다회 조회 IP 중 10개의 IP는 경공매 대행업체(경매 및 공매정보를 획득해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업체)에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업체는 온비드 내 공매 정보를 취득하기 위해 공매 물건에 대해 접속 및 조회하는 소스 코드 및 스캐줄링 프로그램을 이전부터 사용한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나머지 다회 조회 IP 7개도 경공매 대행업체들의 접속 패턴과 유사하다"며 "2024년 5월 26일은 일요일로, 대부분 경공매 대행업체가 휴일이었고 다음날인 27일 조회수도 자연스럽게 하락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들 대행업체가 대전시 공무원이나 시설관리공단 직원들과 공모했다고 볼 만한 증거와 정황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상인들은 "입찰은 심리전이고 조회수는 시장의 관심도 지표이자 참여자의 입찰가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시설관리공단의 IP도 확인했으나 해당 IP가 다수 조회 IP에 포함되는지, 입찰 기간 중 접속 내역이 어떤 성격인지, 내부 직원 연관성 여부는 밝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상인들은 상여를 들고 거리 행진에 나섰으며, 검찰에 이의신청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