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백년 된 산골 완행열차에 최첨단 기술의 상징인 휴머노이드 로봇이 승무원으로 탑승했다. 이 로봇은 자리를 안내하고 짐을 나르는 일상적인 승무원 역할뿐 아니라 노래와 춤을 추면서 최대 명절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렸다.
2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올해 춘절 특별 운송기간에 중국철도 하얼빈국에서 휴머노이드를 승무원으로 투입해 주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중국에서 로봇이 무대에 올라 군무, 쿵후, 콩트 등을 선보이는 것은 흔한 일이다.
이런 공연은 대부분 기술력을 과시하며 홍보를 위한 것이지만, 이번 로봇 승무원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열차의 차장은 "이번에 로봇 승무원을 태운 건 산속 주민에게도 과학기술의 혜택을 맛보게 해주고 싶어서다"라고 설명했다.
산골마을 승객들은 처음보는 로봇 승무원을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며 연신 감탄을 쏟아냈다.
산세가 험한 고한(高寒)지역을 46년째 달리고 있는 이 완행열차는 '4181차 열차'로 불린다. 5량의 크지 않은 열차는 14개 역과 6개 승하차 지점을 잇는다. 노선 길이는 523㎞인데 여행시간은 10여 시간이나 된다.
예전에는 벌목공들이 산속에 정착해 아이들을 열차에 태워 학교로 보냈다고 한다. 지금의 승객들은 대부분 백발을 하고 있다.
'4181차 열차'는 주민들에게 '생명줄'과 같다. 거동이 불편인 노인들은 차장에게 의료보험 카드를 건네며 약을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약을 부탁한 사람을 제때 찾지 못하면 차장은 약을 잘 포장에 눈더미에 올려놓고 작은 깃발을 꽂아서 표시해 둔다. 영하 30~40도의 혹한이라 아무탈없이 약을 잘 보관할 수 있다.
역이 아닌 승하차지점은 주변에 3~5가구만 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곳은 12306(철도 앱)에서도 조회가 안된다. 혹시 누군가 눈길을 헤치고 올지 몰라 열차는 1분은 기다려준다.
이 열차는 지난 2023년에서야 에어컨이 설치됐다. 그전에는 보일러 난방이어서 냉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40년 만에서야 따뜻해진 열차는 이제 휴머노이드 승무원까지 맞게 된 것이다.
'샤오톄'라는 이름의 로봇 승무원은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백발의 산골 승객들의 마음을 녹였다. 끊어진 색띠를 순식간에 이어 붙이는 마술로 환호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샤오테가 말의 해를 맞아 준비한 '준마(駿馬)'라는 노래는 어느덧 합창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