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고(故) 정주영 창업회장 서거 25주기를 맞아 그의 기업가 정신을 음악으로 재조명하는 행사를 열었다.
현대차그룹은 '이어지는 울림'이라는 주제로 '아산 정주영 서거 25주기 추모 음악회' 행사를 서울 예술의전당 음악당 콘서트홀에서 25일 개최했다. 그룹 관계자는 "사람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길을 개척한 정 창업회장의 삶과 철학이 세대를 넘어 현재에 더 큰 울림으로 공명하고, 인류 사회를 위한 혁신으로 확장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며 이어지는 울림이라는 주제로 음악회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음악회에서는 피아니스트 김선욱, 선우예권, 조성진, 임윤찬 등 네 명의 세계적 아티스트가 해당 주제를 피아노 선율로 풀어냈다. 정·관계, 재계, 사회 각계의 주요 인사들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현대가(家) 가족들, 그룹 임직원 등 총 2500여 명이 이 자리에 참석했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후원하는 미래 인재들에 더해 소방공무원, 국가보훈부, 아동보호전문기관, 사회복지단체 등 공익에 기여하는 인사들도 초청돼 함께했다.
정의선 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할아버님(정 창업회장)의 신념과 모든 도전은 사람에서 시작됐다"며 "사람의 가능성을 믿었고, 사람을 위한 혁신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5년이 지났지만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는 지금 그 울림은 저와 우리 모두에게 더욱 크게 다가오며 많은 지혜를 배운다"며 "앞으로도 그 정신을 이어받아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정 창업회장은 '맨손'으로 시작해 건설, 자동차, 조선 등 굵직한 기업들을 일궈내며 한국의 산업 지형을 변화시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와 정몽구 명예회장, 정의선 회장까지 현대차그룹 3대(代) 경영진은 지난해 미국의 유명 자동차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로부터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들로 선정돼 창간 100주년 기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당 매체는 이들에 대해 "독창적인 아이디어, 창의적인 사고,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 굳은 의지로 세계 자동차 산업의 지형을 변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한국전쟁 이후 한국의 산업화, 경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현대(現代)'라는 사명에도 1940년대 가난했던 시절, 현대화를 지향해 모든 사람들이 더 잘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 창업회장의 기업가 정신이 담겼다. 그는 1946년 자동차 정비업체인 현대자동차공업사, 이듬해 건설사인 현대토건사를 설립했으며 1950년 두 회사를 합병해 '현대건설 주식회사'를 창업했다. 전쟁 이후 다리, 댐, 발전소, 도로 등을 건설하며 국토 재건과 경제 부흥에 힘을 쏟았다.
또 전후 낙동강 고령교, 한강 인도교, 인천 제1도크 등 복구공사, 비료공장, 화력발전소, 댐 건설 등 국가 재건 사업을 진행하면서도 자체 기술력 확보에도 매진했다.
정 창업회장은 1967년 현대자동차를 설립한 후에도 해외 메이커의 생산 기지를 택하는 대신 독자 모델 개발과 기술 국산화의 길을 걸었다. 이후 시행착오 끝에 한국 최초 대량 양산형 고유모델인 포니 개발을 성공시켰으며, 수출 시장 개척, 제품 라인업 확대, 파워트레인 독자 기술 확보, 부품 밸류 체인 국산화도 일궈냈다.
특히 1970년대 세계 오일쇼크 당시 정 창업회장은 중동건설 시장에 진출해 사우디아라비아 주바일 산업항 공사 수주에도 성공했는데, 총 공사금액은 한국 정부 한 해 예산의 약 20%에 달했다. 해당 공사 수주는 이후 한국 건설사들의 중동 진출 길을 터준 성과로도 평가받는다.
정 창업회장은 불가능을 주변인들이 언급할 때 "이봐, 해봤어?"라고 자주 되물으며 '직진'했다고 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 민간추진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에게 꽃바구니를 보내기 위해 꽃밭 전체를 사는 결정을 내린 것도 잘 알려진 일화다. 정의선 회장도 이번 음악회에서 "제가 만약 할아버님에게 연주회 내용을 물었다면 '이봐, 뭘 망설여. 해 봐'라고 하셨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비전인 휴머니티를 향한 진보는 정 창업회장의 사람 중심 경영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그룹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인류의 풍요로운 삶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력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