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요 방송사와 지역 및 중소 방송사 광고를 묶어 판매해 수익을 나누는 방송광고 결합판매 제도는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습니다.
이로써 방송광고 결합판매 제도는 5년여 만에 위헌 논란에서 벗어나게 됐습니다.
현장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김재환 기자.
[기자]
네. 헌법재판소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오늘 방송광고 결합판매 제도에 대한 헌재 선고가 있었죠? 어떻게 판단했습니까?
[기자]
네 헌재는 오늘 방송광고판매대행법 제20조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른바 방송광고 결합판매 제도로 불리는 이 법은 광고 판매 대행사가 지상파 방송 광고를 판매할 때 지역과 중소 방송사의 광고를 함께 판매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20년 한 광고주의 헌법소원으로 시작됐는데요. 영화 제작사 대표였던 광고주는 지상파 방송에 광고를 내보내기 위해 대행사와 계약을 맺으려 했는데, 지역과 중소 방송사의 광고도 함께 계약해야 한다는 얘길 듣고 계약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결합판매 제도로 인해 자신의 계약 및 영업의 자유, 재산권과 평등권을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그러나 헌재는 결합판매 제도가 광고주의 자유를 침해하는 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결합판매에서 자유로운 종합편성채널이나 온라인 등의 광고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반면 지역·중소 방송사의 존립을 보장해 방송의 공공성과 다양성을 구현하는 건 중대한 공익이라는 게 헌재 판단입니다.
청구인 측은 결합판매 제도 대신, 방송통신발전기금을 활용해 지역·중소 방송사를 지원하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헌재는 결합판매 제도를 대체할 순 없다고 했습니다. 김복형 재판관의 말 들어보시죠.
[김복형 헌법재판관]
"방송통신발전기금의 용도는 법률에서 그 사용처를 일일이 구체적으로 나열하고 있고 지역·중소 지상파 방송 사업자에 대한 지원이 포함돼 있으므로 추가적인 지원이 결합판매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에는 현저히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사실상 약 5년 10개월 만에 위헌 논란이 종결된 셈인데, 결합판매 제도를 둘러싼 논란은 어디서부터 시작했죠?
[기자]
방송광고 결합판매 제도는 1980년 전두환 군사정권의 언론 통폐합 조치와 무관하지 않은데요.
당시 정부는 언론을 통폐합하면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코바코에 지상파 광고를 판매를 대행할 독점권을 줬던 겁니다.
코바코의 독점 체제에 변화가 생긴 건 지난 2008년부터였습니다. 당시 헌재가 코바코의 독점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새로운 법안을 만들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입법 과정에선 여러 논의가 이뤄졌는데요. 여러 방송사의 광고를 한 데 묶어 판매하는 제도는 군사정권의 잔재이긴 하지만, 방송의 공공성과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 재정적으로 자립이 어려운 방송사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결국 국회는 이러한 의견을 수용해 2011년 미디어렙 법안을 만들면서 오늘날까지 결합판매 제도가 운영돼 왔습니다.
[앵커]
재판관 절대 다수가 결합판매 제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건데 소수 의견도 있었죠?
[기자]
네 맞습니다. 김형두 재판관은 "광고주에게는 방송의 공공성과 다양성을 구현할 의무가 없고, 기금을 통해 지역·중소 방송사를 지원하는 게 가능하다"는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또 헌재는 "변화된 광고 시장 상황에 맞춰 입법적 개선이 요구된다는 지적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오늘 선고 결과에 대해 CBS를 비롯한 종교방송사협의회는 "방송의 다양성과 공공성이 자본의 논리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헌법적 가치를 재확인한 판결"이라며 "우리 사회의 소외된 목소리를 대변해 온 종교방송의 존립 근거를 지켜준 헌재 판단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입장문을 냈습니다.
[앵커]
그리고 오늘 신고 없이 옥외 집회를 하면 처벌하는 법 조항은 위헌 판단을 받았죠?
[기자]
네. 옥외 집회를 할 때 신고 의무를 부여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22조 2항에 대해 재판관 8명이 헌법불합치 및 위헌 의견을 내면서 이 집시법 조항은 헌법불합치 판단을 받았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김재환 기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