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하메네이 '차남' 후계자 선출 임박…전쟁 장기화 불가피

후계자 누구냐에 따라 미국 군사작전 달라질 듯
NYT, 수 시간 후 차남 모즈타바 후계자 공식 발표
이란 혁명수비대 추천, 대미항전 더 강해질 듯
트럼프 "최악의 경우"라는 우려 현실로
세습 반대 이슬람혁명 정신은 훼손

뉴욕타임스 캡처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가운데, 그의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차기 지도자로 등장할 것으로 보여 또 다른 '불씨'가 될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내 온건파가 전쟁 종료 후 지도부를 구성해 빠르게 내부 질서를 바로세우고 반미(反美) 정서가 누그러지길 기대하지만, 강경파가 집권하면 전쟁 장기화가 불가피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이란 당국자 3명을 인용해 헌법 기구인 전문가회의가 이날 회의를 열고 최고지도자 선출 방안을 심의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회의는 이날 두 차례에 걸쳐 화상 회의를 했으며 이르면 4일 오전 모즈타바를 후계자로 공식 발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하메네이 사망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항전을 선언한 이란이 차기 후계자를 빠르게 선출하는 것은 전열을 정비해 더 거세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앞서 영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모즈타바가 차기 지도자로 선출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하메네이 차남 모즈타바가 후계자로 공식 발표되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56세인 모즈타바는 막후 실세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정보기관 내 영향력이 막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이란 전문가 발리 나스르(Vali Nasr)는 "(모즈타바가 후계자가 되는 것은) 놀라운 선택이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모즈타바가 선출된다면 이는 현재 혁명수비대 내부를 훨씬 더 강경한 세력이 장악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If he is elected, it suggests it is a much more hard-line Revolutionary Guard side of the regime that is now in charge.)

모즈타바 하메네이(오른쪽). 연합뉴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과도 동떨어진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양자 회담 자리에서 "(이란 후계 구도 관련) 최악의 경우는 우리가 이 일을 하고서 이전 인물만큼 나쁜 누군가가 권력을 장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길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국민을 위해 이란을 바로잡을 사람이 집권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초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해 구금한 이후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우리가 공격하고서 (베네수엘라가) 정부를 온전히 유지했다는 점에서 정말 놀라웠다"고 언급했다.

이란 역시 베네수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에 협조적인 정치 지형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속마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란 혁명수비대가 차기 지도자로 사망한 하메네이 차남 모즈타바를 강력히 추천하고 있어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다만 이란은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팔레비 왕정을 무너뜨릴 때 권력 세습을 강하게 비판했기 때문에 하메네이 차남을 최고지도자로 선출하는 것에 대해 내부에서 거센 비판과 반발이 나올 수 있다.

모즈타바가 고위 성직자(아야톨라)가 아니면서 그동안 공식적인 정치 업무를 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도 약점이다.

만약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로 선출되면 전쟁 종식 후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반정부 시위 확산 등 내부로부터의 붕괴와 자연스런 정권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결국 보다 신속한 이란 정권 교체와 친미 정부 수립을 위한 미군과 이스라엘군의 파상공세가 이어질 수 있고, 이란의 군사적 저항 능력에 따라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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