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 이어 오는 6월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독점 중계권을 가져간 JTBC가 지상파 방송 3사와 중계권 재판매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MBC 내부에서는 졸속 협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32년까지 열릴 모든 올림픽과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한 JTBC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더 많은 시청자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월드컵을 접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를 지속하며 접근성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며 "시청자들의 '볼 권리'를 한층 강화하는 한편, 땀 흘려 준비해 온 선수들이 보다 폭넓은 주목을 받을 수 있도록 조속한 합의를 목표로 협상에 적극 임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은 JTBC와 지상파 3사 간 중계권 협상 결렬로 JTBC 단독 중계로 진행되며 낮아진 화제성과 보편적 시청권 등의 문제로 논란이 일었다. 올림픽 무관심을 두고 JTBC와 지상파 사이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올림픽·월드컵 등) 국제적 행사에 대한 국민의 접근성을 폭넓게 보장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며,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 역시 국회에서 "방송사 간 (월드컵 중계권) 재판매 협상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행정지도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JTBC와 지상파 3사가 오는 6월 11일(현지 시간) 개막하는 2026 북중미 올림픽의 중계권 재판매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난항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내부에서는 정치권의 압박에 등 떠밀려 졸속 협상이 이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이하 MBC본부)는 오늘(4일) 성명을 내고 "이번 (올림픽) 중계 파행을 빌미로 다가올 월드컵에서 공영방송이 JTBC의 무리한 요구를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면, 우리는 이에 대해 단호히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MBC본부는 "'공영방송이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질타는 아프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는 JTBC의 중계권 졸속 협상과 허언으로 예상된 결과이지 그 원인이 아니"라며 "(JTBC가) 해외 중계권료의 비정상적 폭등을 초래하는 악순환의 단초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지 못한 것은 JTBC가 지난 2019년부터 지상파 3사가 수십 년간 유지해 온 '코리아풀(Korea Pool)' 공동협상 체계를 일방적으로 무너뜨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MBC본부는 "'코리아풀'은 국내 방송사 간의 과열 경쟁을 막고 중계권료의 비정상적인 폭등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일종의 필수 안전장치였다"며 "JTBC가 중계 경험과 역량 부족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자본의 논리로만 밀어붙여 독점 계약을 강행한 결과는 결국 '금메달 실종' 중계라는 최악의 사태로 귀결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이번 중계 파행을 빌미로 다가올 월드컵에서 공영방송이 JTBC의 무리한 요구를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면, 우리는 이에 대해 단호히 반대할 수밖에 없다"며 "방미통위는 지금이라도 공론장에서의 논의를 통해, 보편적 시청권의 개념을 '무료 방송 접근권'을 포함한 개념으로 제대로 정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정치권에도 묻는다. 이번 동계올림픽 개막 전에는 일언반구도 없다가 막상 단독 중계로 인한 우려가 방송 파행으로 입증되자 갑자기 밑도 끝도 없이 공영방송에 공동 중계를 압박하고 나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말했다.
MBC본부는 "우리는 JTBC의 들러리가 될 수 없다"며 "중계권료를 천정부지로 올려놓고 심지어 패럴림픽은 구입조차 하지 않은 이번 JTBC의 졸속 협상에 대한 냉정하고 엄중한 평가가 선행되지 않는 한, 정치권과 방미통위의 일회성 압박에 떠밀린 월드컵 중계 협상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