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헌금을 매개로 한 정교유착으로 논란을 빚은 일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옛 통일교에 대한 청산 절차가 개시됐다.
교도통신과 NHK 등은 4일, 도쿄고등재판소가 문부과학성의 가정연합 해산 명령 청구에 대해 해산을 명령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재판부는 "현재도 가정연합 신자들이 불법 행위에 해당하는 헌금 권유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해산 명령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가정연합 측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가정연합이 신자들의 불법 행위를 막기 위한 대책을 자발적으로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날 2심 판결로 가정연합에 대한 해산 명령의 효력이 발생해 법원이 선임한 청산인이 교단 재산을 조사·관리하고, 헌금 피해자를 상대로 피해를 변제하는 청산 절차가 개시됐다.
교단의 종교법인 지위가 상실되고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없게 됐지만, 이번 판결 이후에도 가정연합의 종교상 행위는 금지되지 않고 임의 종교단체로 존속할 수 있다. 일본 가정연합 재산은 2022년 기준으로 1181억엔, 약 1조1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국가 측 주장이 인정됐다. 관계 부처에 피해자 구제에 필요한 대응을 철저히 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가정연합 측은 법원 판결에 대해 "부당한 사법 판단을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며 "특별항고를 포함해 싸움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일본 정부는 2022년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살해한 범인이 "어머니가 통일교에 거액을 기부해 가정이 엉망이 됐다"고 범행 동기를 밝힌 이후 가정연합의 고액 헌금 등이 문제가 되자 조사 끝에 법원에 해산 명령을 청구했다.
도쿄지방재판소는 지난해 3월 가정연합에 대해 해산을 명령하면서 헌금 피해를 본 사람이 최소 1500명을 넘고 피해액도 204억엔, 약 1910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