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 랭킹 2위 박정환(33) 9단이 연일 화제다.
그는 최근 세계 최대 상금이 걸린 대회(기선전) 초대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어 이 대회 우승 상금 수령으로 또 하나의 역사를 새로 썼다. '바둑 전설' 이창호(50) 9단이 보유하던 한국 기사 역대 최고 상금 기록을 경신한 것. 최고 상금 기록 1위 자리에 있던 이창호의 이름이 다른 이름으로 바뀐 것은 무려 30년 만이다.
4일 CBS취재를 종합하면 박정환은 지난달 27일 열린 제1회 신한은행 세계기선전 결승 최종국에서 우승하며 상금 4억 원을 획득했다. 이로써 누적 상금 108억4062만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창호의 누적 상금 1위 기록(107억7995만 원)을 갈아치웠다. 다만 화폐 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비교 수치다. 현 한국 랭킹 1위 신진서 9단은 100억5648만3962원(2월 6일 기준)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기원의 전산 기록을 보면 이창호는 전성기였던 1997년 12월에 24억6700여만 원으로 조훈현 9단을 처음 제치고 누적 상금 1위에 올랐다. 이후 2015년 8월 한국 기사 최초로 100억 원을 돌파했다. 박정환에게 추월당하기 전까지 햇수로 30년간 1위를 지켰다.
박정환은 메이저 세계대회 통산 6회 우승을 포함해 국내외 37개 타이틀을 획득한 대한민국 바둑 간판이다. 2013년 1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무려 59개월 연속 한국랭킹 1위를 수성한 바 있다. 다만 2020년 1월 이후 신진서에 밀려 6년이 넘게 2위에 머무르고 있다. 그가 제2의 전성기를 열며 랭킹 1위로 복귀할지 관심이 쏠린다.
박정환은 "이번 우승으로 좋은 기록을 남기게 돼 영광"이라며 "매 판 후회 없는 내용의 바둑을 보여드리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박정환이 랭킹 경쟁에서 신진서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누적 상금 랭킹에서는 신진서가 박정환을 맹추격하는 등 둘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18세 나이로 첫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한 박정환은 기선전 우승으로 메이저 세계대회 최장기간 우승 기록(14년 6개월)을 세우기도 했다. 33세 이상 기사가 메이저 세계대회를 우승한 기록은 2003년 12월 당시 47세였던 조치훈 9단이 삼성화재배에서 우승한 이후 22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