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닷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SNS를 중심으로 전쟁 관련 가짜뉴스가 확산하고 있다.
2일(이하 현지시간) BBC의 팩트체크 부서인 'BBC 검증(Verify)팀'은 "공습 이후 소셜미디어에 쏟아지는 사진과 영상 속에서 진실과 허구를 구분하는 작업을 했다"며 주요 가짜뉴스 사례를 공개했다.
미군 레이더 파괴?…1년 전 사진 AI로 조작
이란 언론 '테헤란 타임스'는 1일 엑스(X·옛 트위터) 등에 "오늘 카타르에 설치된 미군 레이더 시스템이 이란 드론 공격으로 완전히 파괴됐다"면서 시설의 전·후 비교 사진을 게시했다. 이 게시물은 좋아요 4124회, 1천 건의 재게재를 기록했다.하지만 분석 결과 이는 AI 조작 이미지로 판명났다. BBC는 해당 사진이 카타르가 아닌 바레인 소재 미군 기지의 2025년 2월 위성 사진을 기반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추측했다. BBC는 "두 사진이 1년 간격으로 촬영되었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전·후 이미지 모두 정확히 같은 위치에 차량 세 대가 주차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BBC는 이라크 미군기지 인근에서 발생한 폭발 사진도 AI로 조작됐다고 분석했다. 조작 사진은 원본과 달리 붉은 화염과 연기를 과장해서 표현했고, 실제 존재하지 않는 구조물도 추가했다.
이란의 고위 성직자를 사칭한 가짜 계정도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후, 아야톨라 알리레자 아라피가 임시 지도부에 합류하자 그의 명의로 된 가짜 계정이 최소 두 개 생성됐다. BBC는 "아라피는 공식적인 X 계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중 한 계정은 과거 공인 인증 마크였던 '파란색 체크' 표시까지 달고 있어 혼란을 더했다. 논란이 일자 이 계정은 '공식 계정이 아니며 풍자 및 논평을 목적으로 한다'고 프로필을 수정했다. 현재 해당 계정은 2만 5천명의 팔로워를 확보했다.
"이란 손흥민 자진 입대", "타란티노 사망"…유명인도 타깃
유명인을 둘러싼 가짜뉴스도 전방위적으로 퍼지고 있다.
'이란의 손흥민'으로 불리는 축구 스타 메흐디 타레미(34·올림피아코스)는 이란 사태와 관련해 자진 입대설이 돌자 이를 즉각 부인했다. 3일 타레미의 에이전트는 "온라인을 통해 퍼진 입대를 희망한다는 타레미의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프로 축구선수로서 소속팀에 온전히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일부 외신은 "소속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국방에 기여하겠다는 타레미의 의지가 강해 입대를 결정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이스라엘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습으로 사망했다는 가짜뉴스가 SNS를 흔들었다. 타란티노는 이스라엘 출신 겸 모델 다니엘라 픽과 결혼해 로스앤젤레스와 이스라엘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 연예전문매체 TMZ는 측근의 말을 빌려 "타란티노는 살아있고 건강하다"면서 "그의 가족도 모두 무사하다"고 2일 보도했다.
해당 루머는 팔로워 약 15만 명을 보유한 엑스 이용자가 북미 연예 매체를 사칭한 게시물을 올리며 시작됐고, 타란티노가 방공호에 있는 것처럼 조작된 AI 조작 이미지까지 나오며 혼란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엑스의 제품 책임자 니키타 비어는 3일 "무력 충돌을 다룬 AI 생성 동영상을 게시할 때 AI 제작 사실을 밝히지 않는 경우 광고 수익 공유 프로그램에서 90일간 퇴출된다"며 "다시 적발되면 프로그램에서 영구 제명될 것"이라고 공지했다. 엑스를 통한 전쟁 관련 허위정보 확산에 대한 비판이 높아진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