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야구 종주국 미국의 주장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동료들을 상대로 한 발언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WBC를 주관하는 메이저 리그(MLB)는 4일(현지 시각) 공식 X(옛 트위터)에 저지가 평가전을 앞두고 라커룸에서 동료들에게 연설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그러나 팬들은 '고무적이지 않다'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다' 등 평가 절하하고 있다.
저지는 "여기 있는 인원들은 경기에서 가장 노력하는, 최고로 힘든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라운드에 나갔을 때 그걸 우리 기준으로 삼고, 상대팀이 우리의 경기 전 훈련을 볼 때 경기 중에도 가장 노력하는 팀이라는 기준을 보여주고 싶은 게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어 "서로 의지하고 배우며 질문이 있다면 물어보라"면서 "타격에 관해서 뭐든 물어보면 대답해줄 것이고, 투수진도 클레이튼 커쇼에게 물어보면 하루 종일이라도 들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국심과 함께 우승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저지는 "가족과 나라, 그리고 매일 같은 전쟁터에서 싸우는 동료를 위해 희생하기를 바란다"면서 "선수들과 함께 필드에서 쓰러진다는 생각으로 서로 의지하고 모든 것을 걸면 금메달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매체 버스툴 스포츠는 공식 X에 "저지의 WBC 스피치는 기껏해야 (불타는 일 없이) 빨리 걷기하러 나가고 싶어지는 정도"라고 비꼬았다. 이 사이트의 창립자 데이브 포트노이는 "사상 최악의 스피치"라고 혹평했다.
저지의 발언에 대해 X에는 "이 연설은 잠이 온다" "왜 이런 참사를 누군가에게 촬영시키는 일을 하지? 밀실 속 비밀로 했어야 했다" "이 연설은 마치 투수가 보크를 한 것 같다" 등 비판이 쏟아졌다. 의도는 나쁘지 않았지만 강렬함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일본 대표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2023년 WBC 미국과 결승을 앞두고 동료들에게 전한 발언과 비교하는 내용도 있다. 한 팬은 당시 오타니의 영상을 올리며 "아우라가 다르다"는 의견을 냈다.
당시 오타니는 "1루를 보면 폴 골드 슈미트, 외야를 보면 마이크 트라웃, 무키 베츠가 있는데 야구를 하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선수들이 있다"며 미국의 초호화 멤버를 언급했다. 이어 "(그들을) 동경해서는 넘을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정상이 되기 위해 왔으니 오늘 하루만큼은 그들에 대한 동경을 버리고 이기는 것만 생각하자"고 강조했다. 결국 일본은 미국을 꺾고 WBC 정상에 등극했다.
올해 대회를 앞두고 미국은 최강의 전력을 구축했다. 저지를 비롯해 칼 롤리(시애틀), 카일 슈워버(필라델피아) 등 거포에 태릭 스쿠벌(디트로이트), 폴 스킨스(피츠버그) 등 에이스들이 총출동해 우승에 도전한다. 디펜딩 챔피언 일본도 오타니와 지난해 월드 시리즈 최우수 선수인 다저스 우완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을 앞세워 수성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