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정부는 가격 급등 배경을 점검하고 최고가격 지정 등 대응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리터(L)당 29.6원 오른 1807.1원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8월 12일(1805.9원) 이후 약 3년7개월 만이다.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31.8원 오른 1874.4원으로 집계됐다. 경유 가격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하루 만에 56.5원 오른 1785.3원, 서울 평균 경유 가격은 61.4원 상승한 1865.4원을 기록했다.
최근 유가 상승은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통상 국제유가 변동은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지만, 이번에는 국제유가 상승 기대와 공급 차질 우려로 가격이 선제적으로 오르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유류 가격 급등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아직 객관적으로 심각한 차질이 벌어진 것도 아닌데 갑자기 폭등했다. 아침 점심 저녁 가격이 다 다르고, 리터당 200원 가까이 올린 곳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돈이 마귀라고 하지만 너무 심한 것 같다"며 "(중동) 상황을 이용해서 돈을 좀 벌겠다고 혼란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우리 국민께서 일상에서 느끼기로는 (석유제품 가격이) 오를 때는 엄청 빨리, 많이 오르고, 내릴 때는 천천히, 조금만 내린다"며 "유류 바가지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에 있는 제도를 활용해 부당하게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제지하라"며 최고가격 지정 등 제도 점검을 지시했다.
이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정부가 석유제품 가격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구 부총리는 "최근 휘발유 가격의 과도한 인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집중 점검을 통해 민생 물가 특별관리 품목과 관련한 담합 또는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또 "석유사업법에 따라 가격이 급등하는 경우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지정할 수 있다"며 "가격 점검 결과 과도하게 높다고 판단될 경우 최고가격 지정 방안까지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가 정유사에 대한 담합 여부를 조사하고, 매점·매석이 발생할 경우 물가안정법에 따라 시정 조치나 형사 처벌도 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