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또 올랐네…만땅이요!" 기름값 조마조마, 주유소는 북새통

중동 긴장 여파에 대전·충남 휘발유 1800원대 돌파

5일 오전 11시 기준 대전지역 휘발유가가 1800원대를 기록한 가운데, 대전 서구 한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박우경 기자
"기름값이 더 오르기 전에 가득 채우려고 들렀어요."

5일 오전 대전 서구 괴정동의 한 주유소에서 만난 시민 박모(50)씨는 차량에 연료를 가득 채우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국제유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기름값이 빠르게 오르자,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미리 주유하려는 차량이 주유소로 몰리고 있다.

이날 오전 대전 지역 주유소에는 차량 행렬이 이어지며 북새통을 이뤘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대전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1846원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56.66원 올랐고, 전국 평균 유가인 1821원과 비교해 25원 높은 수치다.

기름값은 급등했지만, 주유소를 찾는 차량은 오히려 늘었다. 기름값이 더 오르기 전에 주유하자는 분위기가 흐르면서다. 셀프주유소가 아닌 탓에 직원들은 바삐 움직였고, 주유기를 확인한 운전자들은 "기름값이 얼마나 오른 거냐"고 묻기도 했다.

대전 서구의 한 주유소. 기름값 추가 상승을 우려한 시민들이 주유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박우경 기자

박 씨는 "중동 여파로 기름값이 오른다고 하니 기름을 가득 넣기 위해 주유소에 들렀다"며 "기름이 조금밖에 닳지 않았지만 이왕이면 지금 채워두자는 생각으로 들렀다"고 말했다.

주유소 업주들은 바쁘게 손님들을 맞으면서도 기름값 상승이 장기화할지 우려를 내비쳤다.

대전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어제오늘 손님들이 끊임없이 오고 있는데 기름값이 왜 이렇게 올랐냐고 놀라시는 분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200원 정도 올랐는데 언제까지, 얼마나 오를지 예측할 수 없으니, 업주들 입장에서는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충남 지역에서도 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같은날 오후 1시 기준 충남 지역 평균 휘발유가는 대전보다 소폭 낮은 1825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주유소를 찾은 충남 천안시 서북구의 한 시민은 "휘발유 가격이 150원에서 200원 정도 오른 것 같다"며 "집이 천안이 아니라 타지에서 출퇴근하는데 주유비가 상당히 부담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만난 천안 신부동의 한 주유소 사장은 "해협 봉쇄로 인한 기름값 상승은 오늘 내일부터 본격화할 것 같다"며 "기름값이 크게 오른다면 자차 이용자가 줄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유류 가격이 상승한 데 대해 "어려운 시장 환경을 악용해 매점매석이나 불합리한 폭리를 취하려는 시도를 강력하게 단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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