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단체협약 실효 통보에 반발해 사전 신고 없이 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연 혐의로 기소됐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 전 간부들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번 판결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 등 3명이 집시법 위반 혐의 유죄 선고가 위헌이라고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점을 토대로 판단된 것으로 전교조 측은 "법원이 명확한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 박동욱 판사는 5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전교조 강원지부장 A씨와 전 사무처장 B씨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2024년 10월 28일 강원교육청에서 도교육청의 일방적 단체 협약 실효 선언을 규탄하기 위해 사전 신고 없이 기자회견 형태를 말미암아 '옥외 집회'를 연 혐의로 각 벌금 100만 원에 약식 기소됐다.
이들은 집시법 위반이 아닌 기자회견이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이었음을 주장하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사건을 살핀 재판부는 "공소제기 이후 헌법재판소에서 적용 법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점 등을 종합할 때 피고인들의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6일 집시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선고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 등 청구인 3명이 자신들에게 적용된 집시법 규정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사전에 선고하지 않은 옥외집회를 예외 없이 일률적으로 처벌하는 것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했다.
재판관들은 위험성이 없는 점이 확인되는 미신고 옥외집회까지 예외 없이 처벌하는 것은 입법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등의 이유로 이같이 결정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의 위헌성을 인정하면서도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예외 조항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할지는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이라며 2027년 8월 31일까지 기존 조항의 효력을 유지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두 사람에 대한 무죄 선고 직후 전교조 강원지부는 논평을 통해 "기자회견을 집시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를 둘러싼 법적 논쟁에 대해 법원이 명확한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판결은 기자회견과 같은 공적 의사표현이자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한 의미있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건은 강원교육청이 2021년 전교조 강원지부와 체결한 단체협약 실효를 노조에 통보하면서 발단이 됐다.
도교육청은 전교조 강원지부와 맺은 협약이 신경호 도교육감 취임 이후 각종 교육 정책 추진에 걸림돌이 될 뿐 아니라 교육 당국과 학교 현장 권한을 제한해 왔다며 이를 무효화 했다.
이에 반발한 전교조 측은 도교육청 청사 앞에서 협약의 일방적 파기에 대한 신 교육감을 규탄했고, 수사기관은 이들이 기자회견을 가장한 '옥외 집회'를 연 것으로 보고 약식 기소했다.
현행법상 옥외집회나 시위를 열려면 행사 시작 30일 전부터 48시간 전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