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이 그룹 내에서 발생한 임원 성비위 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송영숙 회장은 5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한미 창업주의 가족이자 대주주 한 사람으로서, 작금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비위 사건으로 피해를 입으신 분과 큰 실망을 느끼셨을 한미 임직원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적었다.
입장문에 언급된 성비위는 경기 화성 한미약품 팔탄공장에서 발생한 고위 임원 A 씨의 직원 성추행 사건을 말한다. A 씨는 사건이 공론화한 이후에도 징계 없이 자진 퇴사 형식으로 회사를 떠났고, 이후 경쟁사로 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사건 처리 과정에서 A 씨 중징계를 추진했으나, 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이를 막았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박재현 대표는 신동국 회장이 자신과 나눈 대화에서 A 씨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한미약품 임직원들은 이를 대주주의 경영 간섭으로 규정하고 신 회장의 사과와 경영 간섭 중단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송 회장은 "임직원 여러분이 매일 용기 내어 피켓 시위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며 여러분 삶에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드리겠다는 저의 다짐과 약속이 온전히 지켜지지 못한 것 같아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송 회장은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된 신동욱 회장을 겨냥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조했다. 신 회장은 지난달 13일 한미사이언스 지분 6.45%를 장외 매수하며 한양정밀을 포함한 자신의 지분을 29.83%로 늘렸다.
송 회장은 "(2024년)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모든 고객과 주주들께 약속한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는 전문경영인의 역할과 권한을 존중하고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대주주는 경영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견실한 방향을 제시하고 지지하며, 전문경영인은 부여된 권한과 책임 아래 회사를 이끌어가는 것이 한미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길"이라는 것이다.
전문경영인 박재현 대표와 최대주주 신동욱 회장 간 첨예한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송 회장이 박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표 임기는 오는 29일 끝나는데, 이달 마지막 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기 연장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