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3선 피로감 파고든 주진우…국힘 부산시장 경선, '현역 파워 vs 세대교체' 격돌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9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강민정 기자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9일 부산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선거판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은 지지자들과 취재진들로 가득 차며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현역 프리미엄과 조직력을 앞세운 박형준 시장의 3선 도전에, 세대교체와 확장성을 앞세운 초선 주 의원이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면서 국민의힘 경선은 단순한 형식적 절차가 아니라 실제 승부가 붙는 구도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특히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주 의원이 국민의힘 지지층 내 결집력을 보이며 박 시장의 대항마로 급부상한 가운데, 주 의원은 이날 출마 기자회견과 회견 전 백브리핑에서 "박형준 시장의 3선 도전에 따른 피로감이 반사이익으로 나타난 측면이 있다"면서도 "나는 아직 비전과 정책을 본격적으로 보여드린 적이 없기 때문에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말해 경선·본선 모두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부산은 세계로 나가는 시작"…주진우, 시장 출마 공식화

주 의원은 이날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을 '글로벌 해양수도'로 만들겠다며 부산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부산을 해양수도로 만드는 일에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오직 부산시민의 뜻을 받드는 젊은 시장으로서 20·30·40세대를 전면에 발탁해 젊고 강한 부산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부산의 역사적 역할을 거론하며 "대한민국이 다시 도약하려면 서울과 부산이 양축이 돼야 한다"며 수도권 집중 구조를 넘어 부산이 서울에 버금가는 인프라와 위상을 갖춘 해양수도로 다시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산은 대한민국의 끝이 아니라 세계로 나가는 시작"이라며 "부산의 자긍심과 부흥을 반드시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해수부·HMM 넘어서 AI 메카까지…'젊은 시장' 비전 전면 배치

이날 주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부산 재도약 구상도 함께 내놨다. 핵심은 경제 회복과 청년 정착, 해양 기능 집적, 지역 현안 속도전으로 요약된다.

우선 해운·항만·금융 생태계를 완성하는 경제 구상을 내세웠다. 그는 해양수산부와 HMM 이전에 그치지 않고 부산 신항과 배후단지를 첨단 비즈니스·문화 복합지구로 재편해 대규모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과 차등요금제를 활용해 부산을 규제 부담이 낮은 'AI 메카'로 만들고, 데이터센터와 첨단기업을 끌어들이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청년 정책도 전면에 내세웠다. 주 의원은 청년 일자리와 주거 문제를 전담할 '청년부시장' 신설, 원도심 재개발 수익을 활용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방식의 '고품격 반값 아파트' 공급을 약속했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도심 외곽으로 밀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도심 요충지에 정착 기반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북극항로청과 수산진흥공사 신설도 공약했다. 그는 북극항로를 "대한민국의 백년 먹거리"로 규정하며 부산이 동아시아 물류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전담 조직을 만들어 항로 개척, 기술 개발, 외교 협상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가덕도 신공항, 부산형 급행철도, 부울경 통합 역시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겠다고 했다.

백브리핑서 "전재수 40%대, 나는 20%대…한번도 비전 못 보여줬다"

주 의원은 기자회견에 앞서 부산시의회 출입기자들과 만난 백브리핑에서 최근 여론조사 수치에 대한 자신의 해석도 내놨다.

그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양자대결에서 자신이 20%대, 전 의원이 40%대를 기록한 데 대해 "내가 아직 비전과 정책을 한 번도 제대로 보여드린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지금 수치가 고정된 평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신이 본격적인 정책 경쟁에 들어가면 지지율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취지다.

또 주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 지지층이 자신에게 더 결집하는 흐름과 관련해 "박형준 시장은 3선 도전에 따른 피로감이 있는 현상"이라며 "그에 따른 반사이익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단순한 반사이익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나는 국민의힘을 한때 등 돌렸던 사람들에게도 다시 보여줄 게 남아 있다"며 중도층과 이탈층까지 끌어오는 후보가 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경선 판세에 대해선 "아슬아슬하게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다"면서도 "중요한 건 본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선에서 최대한 격차를 벌려야 하고, 시민들에게 최대한 많이 보여드리겠다"며 "중도층을 많이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경선 필요" 당내 기류 확인…박형준 향해선 정면충돌보다 차별화

9일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주진우 의원 부산시장 출마 기자회견장은 지지자들과 취재진들로 가득 차며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강민정 기자

주 의원은 당내 경선의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역 국회의원들의 의견을 두루 들었고, 절대다수가 경선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결국 본선을 이기기 위해서라도 경쟁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도읍, 조경태 등 이름이 거론됐던 중진들이 잇따라 불출마하거나 출마를 접은 상황에서 자신이 사실상 유일한 대항마가 됐다는 점도 경선 명분으로 제시한 셈이다.

박 시장 측과의 관계에 대해선 정면 비방은 피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주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당협위원장은 원칙적으로 중립"이라며 서병수 전 시장 등 특정 정치 원로의 지원에 기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박 시장에게는 최근 직접 전화를 걸어 출마 의사를 전했다고도 했다.

그는 "중앙당이 만약 박형준 시장을 컷오프한다면 나도 말릴 것"이라고 말해, 현역을 배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정정당당한 경선 승부를 치르겠다는 점도 부각했다. 경선 과정에서 네거티브전보다 정책과 본선 경쟁력으로 승부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박형준 현역 파워 여전…그러나 '대세론'만으로 안심 못하는 이유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전히 박 시장 우세론이 적지 않다. 현직 시장이라는 프리미엄과 시정 경험, 인지도, 조직력, 시청 정무라인을 포함한 선거 준비 역량이 모두 박 시장 쪽에 쏠려 있어서다. 박 시장 측 역시 최근 조사 흐름에 대해 "새 인물이 처음 주목을 받는 국면일 뿐"이라며, 경선이 본격화하면 결국 안정적인 시정 운영 능력을 기준으로 선택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박 시장이 자당 정당지지도만큼 지지율을 끌어오지 못한다는 점, 3선 도전에 따른 피로감이 존재한다는 점, 민주당 전재수 의원과의 본선 구도에서 압도적 우위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단순한 '대세론'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실제로 최근 일부 조사에서는 전재수 의원과의 양자대결에서 박 시장과 주 의원의 격차가 크지 않게 나타났고, 국민의힘 지지층 안에서는 주 의원의 결집력이 적지 않다는 신호도 포착됐다. 당내에서 "경선 없는 본선보다, 흥행 있는 경선이 낫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현역 안정론'과 '새 얼굴 기대감' 충돌…국힘 경선 본격 개막

결국 이번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은 박형준 시장의 현역 안정론과 주진우 의원의 세대교체론이 맞붙는 구도로 요약된다. 박 시장이 시정 성과와 조직 우위를 내세워 3선 고지를 노린다면, 주 의원은 젊은 리더십과 본선 확장성, 그리고 당내 피로감 해소를 앞세워 판을 흔들겠다는 계산이다.

주 의원은 이날 회견 전 백브리핑에서 "예비후보 신분이라 제약도 있지만 SNS와 언론 인터뷰를 최대한 활용해 시민들께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조직 열세 우려에 대해선 "도와주겠다는 분들이 꽤 많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은 이제 단순한 후보 등록 경쟁을 넘어, 누가 전재수 의원과의 본선에서 더 경쟁력이 있는지, 누가 부산 민심과 당심을 동시에 끌어안을 수 있는지를 가리는 본격 승부 국면에 들어섰다.

박형준 시장의 현역 파워가 다시 확인될지, 아니면 주진우 의원이 '3선 피로감'을 파고들며 파란을 일으킬지, 부산시장 경선이 예측불허의 흐름으로 빨려들고 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조사는 KNN이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지난 3, 4일 18세 이상 부산시민 1013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모바일 웹조사 형태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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