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3사 "중동발 인플레·고환율 장기화로 국내 산업 충격 우려"

금융감독원 평가3사 불러 의견 청취
"취약 업종 기업, 주채권은행 통해 모니터링…필요 시 만기 연장 독려 등 대응"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에서도 경유 가격이 휘발유를 앞지르는 '가격 역전 현상'이 3년 만에 다시 나타난 가운데 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류영주 기자

금융 당국과 신용평가사들은 10일 중동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고환율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최근 중동 상황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곽범준 은행 담당 부원장보 주재로 신용평가 3사(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의 산업별 전문 애널리스트와 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의견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최근 중동 위기 고조가 글로벌 원유, 천연가스 공급망에 충격을 주고 있고, 상황이 장기화하면 국내 주요 산업의 경영 환경 전반에 중대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당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수입 원유의 70%가 중동산이며, 중동산 원유의 90%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이번 봉쇄로 원자재 조달 안정성이 약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의 경우 업황 부진이 장기간 이어지는 상황에서 원재료비 급등을 판매가에 충분히 전가하기 어려워 실적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며, 항공의 경우에도 유류비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영업비용 상당 부분을 달러로 집행하는 업종 특성상 달러 강세로 인한 기업의 재무 부담 가중이 예상된다는 의견이다.

곽 부원장보는 "전쟁이 단기간 내 마무리되면 공급망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국내 산업·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금융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며 함께 대응 방안을 모색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중동 상황 장기화 시 기업 실적 악화, 신용등급 하락, 조달금리 상승 등 유동성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취약 업종 내 주요 기업들의 상황을 주채권은행을 통해 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만기 연장 독려 등 선제적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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