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약물 연쇄살인 사건'의 두 번째 사망자 유족 측이 신상공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두 번째 사망자 A씨 유족의 법률 대리인 남언호 변호사는 11일 입장문을 내고 "피의자가 구속 기소됐지만, 이 사건이 남긴 과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며 "현행 신상공개 제도는 기준이 모호하고 각 수사기관의 자의적인 판단에 맡겨지고 있다"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중대범죄신상공개법 제4조는 '범행수단의 잔인성', '피해의 중대성', '증거의 존재 유무', '공개할 공공의 이익'을 요건으로 하고 있는데, 해당 기준은 얼마나 잔인해야 하는지, 피해가 어느정도여야 중대한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상공개는 가해자의 이름과 나이, 얼굴을 공개한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강력한 형벌 효과를 지닌다"며 "일원화된 기준을 정해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경찰의 초동 수사가 부실해 추가 피해가 발생했다고도 주장했다. 유족 측은 "죽지 않아도 될 사람이 수사기관의 안이한 판단으로 희생됐다"며 "강력사건 유력 용의자는 특정 즉시 체포하고 감시하는 등 실효성 있는 통제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서울북부지검은 지난 9일 피의자 김소영(20)씨의 신상을 공개하고, 다음날 김씨를 살인과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김씨는 지난 1월 28일과 지난달 9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서 만난 20대 남성 2명에게 약물이 든 숙취해소제를 먹여 연달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2월 14일 만난 남성에게도 음료를 건네 의식 불명을 겪게 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김씨가 자신의 소비 욕구를 채우기 위해 남성을 이용한 뒤 남성을 제압하기 위해 약물을 이용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