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1일(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한 16개 경제주체를 상대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한국과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싱가포르, 스위스, 노르웨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대만, 방글라데시, 멕시코, 인도 등 총 16개 경제주체가 포함됐다.
1974년에 제정된 무역법 301조는 미국 정부가 해외 시장에서 미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 행위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관세 등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는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자구책 성격이 크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상호관세 무효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에 따라 전 세계 모든 무역 상대국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무역법 122조로 기존의 '10% 기본관세'를 대체하고 무역법 301조를 통해 각국에게 차등적으로 부과했던 상호관세를 효과를 거두겠다는 뜻인 것이다.
다만 301조를 활용해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해외 국가에서 불공정 관행이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조사는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진행한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조사는 지속적 무역 흑자, 미국과의 양자 무역에서의 흑자, 미사용 및 저활용 생산 능력 같은 지표를 통해 구조적 과잉 생산능력의 증거가 확인되는 경제권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과잉 생산 능력'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의 추가 조사도 가능하다"며 "디지털 서비스세, 의약품 가격, 수산물·쌀 시장 접근성, 해양오염 같은 환경 문제 등은 미국 산업계가 문제를 제기해온 이슈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리어 대표는 "이번 301조 조사를 무역법 122조에 따라 부과된 10%의 관세의 150일 시한이 만료(7월 하순)되기 전에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도 했다.
한편 그리어 대표는 이번 조사와 미국이 한국·일본·EU 등과 새롭게 체결한 무역합의와의 관계에 대해 "각국은 해당 합의에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낮추기로 했고, 이에 따라 미국은 특정 추가관세를 조정했다"며 "기존 합의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301조 조사는 관세나 기타 조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여,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무역 합의 체결국에도 추가 관세가 부과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