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화는 한쪽만 미끄럽게 만드는 거예요?"[아빠, 이건 왜 파울이야?]

한 발로 빙판 위를 미끄러지는 여자 컬링 5G. 연합뉴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컬링 종목은 한국 시간으로 밤에 열리곤 했다. 아이들이 중계를 보다가 침대에 누워야 할, 조금은 늦은 시간이었다. 덕분에 한국의 컬링 경기를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었다. 물론 취침 시간 때문에 중간에 끊어야 했지만.

컬링 규칙에 대해 끊임 없이 묻던 아이들의 눈이 갑자기 컬링화로 향했다. 엔드가 끝나고 선수들이 한 발로 빙판 위를 스윽 미끄러져 모이는 장면 때문이었다.

"아빠, 컬링 신발은 한쪽만 미끄럽게 만드는 거예요?"

선수들이 한 발로만 빙판을 타는 모습을 보니 궁금했던 모양이다. 스피드 스케이팅이나 쇼트트랙처럼 스케이트를 신은 것도 아니니 컬링화에 대해 궁금한 것도 당연했다.

대충 한쪽 신발 밑창에만 미끄러운 소재를 사용한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기에 검색을 시작했다. 먼저 찾아본 것은 규정. 다만 "선수는 장비나 손자국, 또는 신체 자국 등으로 아이스 표면을 손상하지 말아야 한다", "경기장에 적절한 신발을 착용해야 한다"는 내용 외 컬링화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었다.

검색을 이어가자 올림픽 홈페이지에서 컬링화에 대한 내용을 찾을 수 있었다.

일단 컬링화는 '미끄러짐'과 '접지력'이라는 상반된 두 요소를 모두 갖춰야 하기에 한쪽은 미끄러지기 위한 슬라이딩용, 한쪽은 제어를 위한 그리퍼용 밑창을 사용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두 밑창의 소재가 다르다. 슬라이딩용 밑창은 테프론 또는 스틸로 제작된다. 마찰 계수를 낮춰 빙판 위에서 쉽게 미끄러지도록 해준다. 반면 그리퍼 밑창은 빙판에서 안정적인 제어력을 얻기 위해 물결무늬가 새겨진 부드러운 고무 소재로 만들어진다.  실제 컬링화를 자세히 살펴보면 한쪽 밑창만 하얗다. 슬라이딩용이다.

또 스톤을 던지는 손에 따라 밑창의 좌우 위치는 달라진다.

올림픽 홈페이지에 나온 컬링 선수 마르셀루 멜루(브라질)의 인터뷰도 들려줬다. 소재가 다른 만큼 교체 주기도 다르다는 내용이다.

마르셀루는 "슬라이딩 밑창은 몇 년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틸 밑창은 거의 닳지 않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나도 10년 넘게 같은 신발을 쓰고 있는데 상태가 아주 좋습니다. 테프론 밑창은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마모되지만, 경기 수에 따라 최대 5년 정도 사용할 수 있다. 그리퍼 밑창은 보통 한 시즌에 1~3회 정도 교체한다. 출전 경기 수가 많을수록 밑창이 빨리 닳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 보온 기능도 중요하다고 한다. 빙판 표면 온도가 영하 3도 정도로 유지되기 때문. 2시간 30분~3시간을 빙판 위에 있어야 하기에 보온도 필수다.

나이키 운동화를 개조한 컬링화로 경기 중인 코리 드롭킨. 코리 드롭킨 인스타그램

"그럼 컬링 신발은 따로 있는 거예요?"

앞서 찾아본 규정을 다시 말해줬다. 아이스 표면을 손상하지 않으면 된다는 내용. 그리고 평범한 운동화를 개조한 선수들의 사진도 보여줬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매트 해밀턴은 나이키 덩크를 컬링화로 만들어 출전했고, 이번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는 코리 드롭킨(미국)이 나이키 에어포스 1을 컬링화로 개조해 신었다.

아이는 "한쪽으로 미끄러지고, 한쪽으로 브레이크를 잡는 거네요"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질문이 끝났으니 이제 아빠의 차례.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아이를 방으로 밀어 넣고, 남은 경기를 마저 봤다. 경기가 끝난 시간은 자정이 훌쩍 넘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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