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릿 함성 있으면 두려움 없어"…아일릿 코어 체감한 첫 콘서트[노컷 리뷰]

14일 저녁 6시 '아일릿 라이브 - 프레스 스타트♥ 인 서울'을 연 그룹 아일릿. 아일릿 공식 트위터

"'럭키 걸' (응원법) 연습해 준 거 (무대) 뒤에서 듣고 있었는데 진짜 다 같이 엄청 큰 목소리로 해줘가지고 혼자  울 뻔하고 있었어요. 아유 우리 글릿(공식 팬덤명) 잘한다~ 하고요." (이로하)

"글릿이 들려준 '럭키 걸 신드롬'(Lucky Girl Syndrom) 들었는데 정말 최고였어요!" (민주)

세상은 초콜릿이니 달콤하게 삼키면 그만이고,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오직 '자신을 믿는 것'이며 '다 이뤄질' 테니 매일 주문을 외우자고 권하는 '럭키 걸 신드롬'은, 뭐든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기운이 가득하기에 많은 이들의 '새해 첫 곡'으로 선택받는 곡이다. '마그네틱'(Magnetic)의 대성공으로 데뷔 초부터 큰 사랑을 받게 된 '럭키 걸' 아일릿(ILLIT)은 "글릿과 함께해서 그런지 아일릿은 럭키 걸 같다"(원희)라고 하기도 했다.

아일릿은 데뷔곡 '마그네틱'으로 공연을 열었다. 빌리프랩 제공

올해 데뷔 2주년을 맞은 아일릿이 13일 저녁 6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구 핸드볼경기장)에서 첫 단독 콘서트 '아일릿 라이브 - 프레스 스타트♥ 인 서울'(ILLIT LIVE 'PRESS START♥︎ in SEOUL)을 1일 차 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게임 콘셉트로 꾸며진 이번 공연은 가상 세계에 있던 다섯 멤버가 현실로 나와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서사를 담았다. 공연장을 가장 자주 물들인 색은 누가 뭐래도 분홍색이었고, 공연명 '프레스 스타트'와 그룹명 아일릿은 예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도트 문자로 돼 있었다. 게임에서 주로 목숨 개수로 나타나는 하트는 멤버 수대로 다섯 개였고, 게임 상태 메시지창처럼 '숨기기' '확대하기' '나가기' 버튼이 있었던 것은 물론이다.

수많은 기록을 아일릿에게 안겼던 히트곡이자 데뷔곡인 '마그네틱'이 공연의 문을 열었다. 멤버들은 흰색과 분홍색을 중심으로 해 특히 프릴 장식이 돋보이는 의상을 입고 '마그네틱'을 불렀다. 노래 중간 '찰칵!' 하고 사진 찍는 구간에서 멤버들은 표정으로 끼를 마음껏 발산했다. 다음 곡 '아이와이케이와이케이'(IYKYK)(If You Know You Know)는 사랑을 표현하는 손 하트를 비롯해 다채로운 손동작이 눈에 띄었다.

아일릿이 '틱택' 무대를 하는 모습. 빌리프랩 제공

날개 달린 마이크로 시선을 사로잡은 '밤소풍'은 아일릿이 스탠딩 마이크를 쓴 유일한 무대였다. 인형 뽑기 기계 안에 들어간 듯한 모습을 구현한 '리틀 몬스터'(little monster) 무대로는 이번 공연의 콘셉트가 게임임을 다시금 깨닫게 해 주었다.

'체리시'(Cherish)(My Love) '아일 라이크 유'(I'll Like You) '핌플'(Pimple)이 연달아 나온 구간은 미니 2집 '아일 라이크 유'(I'LL LIKE YOU) 앨범의 퍼레이드 같았다. 그 중 '핌플'은 교실을 배경으로 책상 앞 의자에 앉아 다섯 명 한 명 한 명을 비추는 데 집중한 연출로 호응을 끌어냈다. 직접 쓴 짧은 손 편지를 보여주거나, 곰 인형과 꽃 같은 소품으로 분위기를 환기했다.

일본 영화 '얼굴만으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OST인 '아몬드 초콜릿'(Almond Chocolate)은 한국어 버전으로 들려줬다. 피아노 연주를 더해 원곡보다 잔잔하게 시작한 '아몬드 초콜릿'은 원희가 고음을 지르는 이른바 '명창 기니' 구간이 감상 포인트다.

윤아, 민주, 이로하가 꾸민 '데스퍼레이트' 유닛 무대. 빌리프랩 제공

민주가 "'명창 기니'를 (오늘) 다시 본다"라고 하자, 원희는 "그 파트를 응원해 주면서 집중해 주면서 경청해 주면서 봐줘서 감사했다"라고 답했다. 또한 원희는 "민주 언니가 리허설 때는 절대 비행기를 못 날렸는데 오늘은 날려주더라"라고 감탄했고, 민주는 "저도 놀랐다"라고 말했다. 원희는 종이비행기 날리는 연습을 할 때 돌아서 자기 머리에 온 적도 있다는 일화를 꺼내 웃음을 자아냈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스포티파이에서 지난 12일 기준으로 1억 23만 2719회 재생된 '젤리어스'(jellyous)는 멤버들의 싱잉 랩이 기대 이상이었던 노래였다. 이후에는 첫 콘서트를 하게 된 소감과 하고 싶은 무대 등을 멤버들이 누군가에게 전화 통화로 들려주는 구성의 영상이 나갔다.

아마도 팬들의 함성이 가장 크지 않았을까 싶었던 유닛 무대가 공연 중반부에 배치됐다. 아일릿이라는 팀을 결성하게 해 준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알유넥스트'(R U NEXT?) 때 했던 '데스퍼레이트'(Desperate)와 '스크럼'(Scrum)을 짧은 버전으로 보여줬다. '데스퍼레이트'는 윤아·민주·이로하가, '스크럼'은 모카·원희가 유닛으로 보여줬다. '데스퍼레이트'가 강렬하고 관능적이었다면 '스크럼'은 밝고 통통 튀는 노래였다.

원희, 모카가 꾸민 '스크럼' 유닛 무대. 빌리프랩 제공

모카는 "데뷔 이래 처음으로 선보인 유닛 무대가 있었다. 글릿 반응이 너무 궁금했다"라며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온 시간이 떠올려서 좀 뭔가 감동이었다. 그 시간 지나서 이렇게 데뷔하고 여기 있을 수 있다. 글릿 덕분이다. 고맙다"라고 밝혔다.

응원복 차림으로 무대에 등장한 아일릿은 '마이 월드'(My World) '웁스!'(oops) 무대를 차례로 마쳤고, 멘트 중 갑자기 걸려온 전화를 받는 민주가 받아 '미드나잇 픽션'(Midnight Fiction)을 시작하는 연출로 재미를 선사했다. 역시나 인형 뽑기 기구와 침대 등으로 꾸며진 세트를 적극 활용했다.

공연에서 처음 알게 된 곡 중 가장 신선했던 것은 TV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 메가볼티지' 엔딩곡인 '비밀찾기'였다. 어린이용 프로그램 주제가답게 쉽고 명확한 가사와 멜로디, 전반적으로 씩씩한 분위기가 잘 어우러졌는데 이 노래를 아일릿이 부르는 것 자체가 재미있게 다가왔다. '꼭 안아줄게'라는 가사에서는 셋씩 둘씩 멤버들이 서로를 안아주기도 했다.

아일릿 첫 콘서트 '프레스 스타트'는 게임 콘셉트였다. 빌리프랩 제공

흥겨운 전주로 팬들의 떼창을 유도한 '틱택'(Tick-Tack), 타이틀곡 중에서는 빠르게 돌진하는 듯한 기세가 매력적인 '빌려온 고양이'(Do the Dance)를 연달아 배치해 공연장 열기를 끌어올린 아일릿은, 또 다른 히트곡 '낫 큐트 애니모어'(NOT CUTE ANYMORE)와 대표곡 '럭키 걸 신드롬'으로 후반부를 채웠다.

라이브가 잘 들렸던 '낫 미'(NOT ME)는 '나를 규정하는 여러 라벨을 떼어내겠다'라는 메시지가 인상적인, 아일릿의 '영역 확장'을 실감한 곡이어서 반가웠다. 마지막에 분홍색 총을 쏘면 그에 맞춰 분홍색 컨페티가 팡 터져 공연장을 메우는 연출이 짜릿했다.

첫 단독 콘서트 투어 '프레스 스타트'는 음악적으로나 콘셉트적으로나 이 그룹이 추구하는 방향, 즉 '아일릿 코어'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공연이었다. 활동 곡이 아닌 수록곡 중에서도 듣기 좋은 곡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공연명에 '라이브'가 들어간 것과는 달리 정작 멤버들의 라이브 전달력은 부족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나아졌으나, 멤버들의 라이브가 더 생생하게 들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프레스 스타트' 관객석 모습. 빌리프랩 제공

앙코르 요청에 화답한 아일릿은 스탠딩 구역과 2층 사이를 돌아다니며 팬들과 더 가까이 만났다. 윤아는 "처음으로 하는 단독 콘서트라서 그런지 설레는 만큼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는데 막상 무대에 올라오니까 즐겁고 행복한 마음만 가득했던 거 같다"라며 "여러분이 즐거운 하루가 되었다면 저 또한 즐거운 거 같다"라고 말했다.

원희는 "팬 콘서트를 하고 이번에 한층 더 커진 투어를 하게 되었다. 이 투어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글릿을 너무너무 재밌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 고민을 되게 많이 했다. 언제나처럼 옆에서 항상 응원해주고 바라봐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지켜봐 달라. 앞으로도 재밌게 해 드리겠다"라고 약속했다.

단독 콘서트 개최를 데뷔 전부터 품은 꿈이라고 소개한 민주는 "어느새 이렇게 큰 경기장을 채우는 가수가 되어가지고 너무너무 행복하다"라며 "공연할 때마다 내가 왜 아이돌을 하고 싶었는지 글릿 덕분에 다시 한번 느낀 거 같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어디 가지 말고 저희 옆에 꼭 붙어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룹 아일릿. 아일릿 공식 트위터

이로하는 "오늘 정말 첫 콘서트에 와준 모든 글릿 너무너무 감사하다"라며 "엄청 소중하고 특별한 시간이었던 거 같다. 처음인 만큼 되게 걱정도 있었고 약간 잘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있었는데 오늘 글릿 덕분에 엄청 힘을 내고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시간을 보낸 사람이었다"라고 말하다가, 팬들을 보는 것이 너무 오랜만이라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팬 콘서트 당시에는 무대를 잘 즐기지 못했다고 고백한 모카는 "어떻게 하면 글릿들이 좋아할까 약간 많이 불안하기도 했고 무대를 제대로 즐기기 쉽지 않았다"라면서도 "첫 콘서트를 하면서 좀 더 제가 무대에서 신나고 더 재미있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는데 그렇게 하다 보니까 '글리터 데이' 때보다 재밌게 놀아주신 거 같아서 너무너무 행복했다. 저는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할 테니까 앞으로도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서울 첫날 공연을 성황리에 끝낸 아일릿은 오늘(15일) 같은 장소에서 공연하며, 이후 6월 13~14일 아이치, 20~21일 오사카, 29~30일 후쿠오카, 7월 18~19일 효고, 23일과 25~26일 도쿄, 8월 22일 홍콩 공연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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