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이후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감소 폭은 점차 둔화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국내 유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도 커질 전망이다.
1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L)당 1842.1원으로 전날보다 3.2원 내렸다. 경유 가격은 1843.6원으로 4.4원 하락했다.
한때 20원 이상 벌어졌던 휘발유와 경유 가격 격차도 크게 줄었다. 석유 최고가격제에서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이 휘발유보다 경유가 더 낮게 설정되면서 경유 가격 하락 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 지역 가격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865.2원으로 전날보다 2.9원 내렸고, 경유는 16.2원 떨어진 1854.6원을 기록했다.
국내 기름값은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지난 10일 최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하락 폭은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전날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845.3원으로 하루 전보다 18.8원 내렸고, 경유는 24.8원 하락한 1847.9원을 기록했다.
정부는 유가 급등에 대응해 지난 13일부터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했다.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은 휘발유 L당 1724원, 경유 1713원으로 설정됐다.
실제 제도 시행 이후 주유소 판매가격은 일부 하락했다. 시행 전날인 12일 전국 평균 판매가격은 휘발유 1898.8원, 경유 1919원이었지만 시행 첫날인 13일에는 각각 1864.1원, 1872.7원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국내 유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3월 둘째 주 전국 평균 판매가격은 휘발유 1901.6원, 경유 1924.5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달 첫째 주보다 각각 155.1원, 244.1원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상승 폭은 더 크다. 지난해 3월 둘째 주 평균 가격과 비교하면 휘발유는 L당 201.7원(11.9%), 경유는 359.2원(22.9%) 오른 수준이다.
기름값 상승은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석유류는 가중치가 높은 품목으로, 휘발유는 전체 458개 품목 중 4위, 경유는 7위를 차지한다. 품목 성질별로 묶은 석유류 가중치는 전셋값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2.3% 가운데 석유류 가격 상승이 0.24%포인트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2022년 6월에는 석유류 물가가 39.9% 급등하며 전체 물가 상승분 가운데 1.74%포인트를 차지하기도 했다.
국제유가 역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수입 원유 기준인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주보다 34.6달러 오른 배럴당 123.5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126.3달러,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176.5달러로 각각 상승했다.
다만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략 비축유 방출 합의 등으로 상승 폭은 일부 제한된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국제유가 변동은 약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