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국가 대항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회 연속 우승이 무산된 일본. 중남미의 복병 베네수엘라에 역전패를 당하면서 최초로 4강 진출조차 무산됐다.
일본은 15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6 WBC 8강전에서 베네수엘라에 5-8로 패했다. 4회까지 5-2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강행 티켓을 내줬다.
지난 2023년 일본은 슈퍼 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앞세워 3번째 정상에 올랐다. 야구 종주국 미국을 결승에서 꺾었던 일본은 이번에도 지난해 메이저 리그(MLB) 월드 시리즈 MVP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 기쿠치 유세이(LA 에인절스) 등을 앞세워 2연패를 노렸다.
WBC를 주관한 MLB 측은 지난 대회부터 일본, 미국이 8강에 진출하면 결승에서만 대결하도록 대진표를 짰다. 어느 한 팀이 떨어지면 대회 흥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일본, 미국의 결승 진출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일본은 이날 경기 초반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1회말 오타니의 선두 타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일본은 1-2로 뒤진 3회말 사토 테루아키의 1타점 2루타와 모리시타 쇼타(이상 한신)의 3점 홈런으로 5-2로 역전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강타선에 무너졌다. 일본은 5회초 마이켈 가르시아(캔자스시티)의 2점, 6회 윌리어 아브레유(보스턴)의 3점 홈런으로 재역전을 허용했다. 8회에는 우완 타네이치 아츠키(지바 롯데)의 2루 견제 악송구로 뼈아픈 추가 실점을 했다.
일본 언론들도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 호치는 "일본의 WBC 준준결승 탈락은 6개 대회 만으로 첫 굴욕"이라면서 "패전의 순간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은 가만히 그라운드를 응시하며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데일리 스포츠는 "4번째 투수 이토 히로미(니혼햄)가 피치 클락 위반으로 볼 카운트가 몰리는 등 연속 안타를 내줬고 아브레유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았다"면서 "베네수엘라 팬들의 열기가 고조되면서 스탠드는 이상한 분위기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토는 경기가 끝나는 순간 벤치에서 멍하니 상대의 환희를 바라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과 함께 한국도 전날 8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지면서 아시아 팀들은 모두 탈락했다. 대회 4강전은 16일 미국-도미니카공화국, 17일 이탈리아-베네수엘라의 대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