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경기도지사 경선이 본격화되면서 추미애 후보에게 적용될 수 있는 '10% 여성 가산점'이 경선 판도를 흔드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6선 의원에 당대표와 법무장관까지 지낸 거물급 중진에게 가점을 부여하는 것이 제도 취지에 맞느냐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시스템 공천'의 정당성과 실질적인 공정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양새다.
'6선 인데' 여성 가산점 10% 논란… 秋 "당 결정 따를 것"
1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1일 서울과 경기 지역 광역단체장 후보 캠프 관계자들이 모여 기호 순번 등을 정하는 회의 자리에서 여성 가점에 대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논란의 핵심은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후보들간 오차범위내 박빙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6선 의원에 당 대표와 법무장관까지 지낸 추미애 후보에게 10%의 여성 가점을 부여하는 것에 대한 타당성 여부였다.
민주당 당헌 제99조는 경선에 참여한 여성 후보자는 '25% 가산점'을 받는데, 현직 국회의원의 경우 '10% 가산점'을 받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한 고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지는 않았지만, 여성이면 가산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가산점 부여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이에 따라 추 후보는 스스로 가산점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모든 경선 과정에서 10%의 여성 가산점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추 후보측도 "당헌 97조 3항에 따른 신인, 여성, 청년, 노인, 장애인, 다문화이주민, 사무직당직자, 보좌진 및 당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자에 대하여 특별한 배려로 오랜 민주당의 정신을 당헌 당규에 반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필요시) 당의 입장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가산점 20%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2018년 당대표 선거와 2021년 대선 경선 등에서도 가산점을 받지 않았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입장으로 읽힌다.
경기지사 경선 초박빙…불과 한 자리 '%'가 당락 결정
'본선보다 중요한 경선'으로 불릴 정도로 민주당 경기지사 경선의 경우 추 후보와 김동연 후보, 한준호 후보 등이 각각 당심과 민심에서 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 있다.
한 자리수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상황. 추 후보를 제외한 경쟁 후보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경기지사 경선에 참여한 한 캠프 관계자는 "여성 정치 신인을 위한 제도가 거물급 정치인의 생환 도구로 쓰이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 있다"며 "6선 국회의원까지 지낸 후보가 신인에게나 주는 가산점을 받는 게 말이 되느냐는 입장을 당 지도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경쟁 후보 캠프들 역시 말을 아끼면서도 미묘한 온도 차를 나타냈다. 대부분 가점에 대해 "당이 정한 룰이다" 혹은 "아무 의견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여성 정치 신인에게 가점을 주는 건 이해하지만 거물급 정치인에게도 적용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 있다"며 뒷말을 흐리는 분위기다.
찬반 '팽팽'…제도의 근간인가, 실질적 역차별인가
친여 커뮤니티에서도 이 룰을 두고 찬반 여론이 극명하게 갈리는 양상이다. 일부는 "6선 국회의원에게 여성 우대는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인 반면, "지금까지 여성 광역단체장이 없었기 때문에 여성 가산점은 당연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평론가들도 의견이 분분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은 여성의 정치 진출에 적극적이고 유리천장을 깨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정당이라고 홍보해왔는데 정작 선거에선 여성 후보가 강하다는 이유로 규칙을 바꾼다면 오히려 제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시스템의 일관성을 강조했다.
반면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이미 정치적 체급이 높은 거물급 인사에게까지 기계적으로 가점을 주는 것은 사실상 다른 후보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박빙의 승부에서 10% 가점은 경쟁 후보가 넘기 힘든 장벽이 되어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