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호통에 금융지주 회장 연임 '특별결의' 윤곽…발표 혼선, 왜?

연합뉴스

금융지주 지배구조 제도 개선안 발표가 임박했다. 금융지주회장 연임을 위해선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한다는 게 핵심 골자로 알려졌다. 반복됐던 금융지주 회장 연임 관행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콕 집은 탓에 빠르게 발표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발표 혼선마저 빚어졌다. 금융권 안팎에선 혼선 배경에 적지 않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 발표 계획…클로백·세이온페이도 검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지주 회장 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제도 개선 방안을 이르면 다음 주 발표할 계획이다.

특별결의는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참석하고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현행 일반결의(발행주식 4분의 1 이상 출석·과반 동의)보다 문턱이 크게 높아진다. 3연임의 경우 출석 주주 4분의 3 이상 찬성을 요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성과보수체계를 개선하는 안도 집중 검토됐다. 금융사고 발생 시 임원 성과급을 환수하는 '보수환수제도(클로백)', 임원 보수를 주총에서 공개하는 '세이온페이' 제도 도입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이미 미국과 영국 등 일부 선진국에선 클로백과 세이온페이 제도로 금융사 임원들의 과도한 성과급 지급을 막고 있다.

금융권은 기존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자율적이었던 것과 달리 정부가 법제화를 통해 CEO 연임 절차 등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데 주목한다. 개선안 발표와 함께 구체적인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 타임라인도 제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갑자기 발표 공지→갑자기 취소 …"실세 원장님 출장 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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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쏠린 중대 발표 사항이지만, 금융당국은 이 일정을 갑자기 잡았다가 갑자기 취소했다. 금융위는 12일 오전 8대 금융지주 회장과의 간담회와 함께 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전날 공지했다.

그러나 불과 수 시간 만에 간담회와 발표 모두 취소됐다. 금융지주 회장단이 참석하는 행사가 당일 돌연 취소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금융당국은 공식적으로 "참석자 일정 등을 이유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선 '더 센' 개혁안이 추가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이 반복되는 금융지주 회장 연임 상황에 제동을 걸기 위해 "부패한 이너서클"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지배구조 개선을 주문했지만 실제 변화가 미흡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지주회장들에게까지 일정을 공지한 만큼 실무 조율만 남은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건 금융당국 간 내부 갈등설이다. 당초 지배구조 TF 자체가 금감원 주도로 진행됐지만 이 대통령의 발언 이후 금융위 주도로 지배구조 개선 방안 논의가 흘러갔다. 이런 상황에서 이찬진 금감원장이 해외 출장 중인데 금융위 주도로 발표가 추진되자, 당국 간 불협화음이 나왔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원장이 지배구조와 관련해 개선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는데 국내에 없을 때 발표되는 게 문제가 있지 않냐는 이야기가 나온 걸로 안다"면서 "당국 내부에서도 협의가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전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요 내용이 기사로 나가는 상황이라 일정을 갑자기 잡게 됐다"면서 "그런데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행사인데다 대리 참석도 안 됐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 취소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정을 조율 중"이라면서 "너무 늦지 않게 최대한 빨리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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