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진짜 모습은 떠나는 순간에 드러난다. 선거에 도전할 때는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지만, 정치를 정리하는 과정은 대개 조용히 지나간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의 여성전략선거구 지정으로 차기 지방선거에서 시의원 출마가 막힌 이명노 광주시의원의 최근 행보가 눈길을 끈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에 도전하는 후보들을 지원하는 '블루 페이스메이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방선거 후보 100명을 지원하고 시민 1천 명 규모의 정치 참여 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치의 문턱을 '30cm 낮추겠다'는 메시지도 함께 내놨다.
누군가를 밀어내는 경쟁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정치라는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청년 정치인이 선택한 또 하나의 정치 방식이다.
오는 17일에는 '전남·광주특별시 시대, 바람직한 도시개혁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정책 토론회가 열린다.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좌장을 맡아 통합특별시 시대에 필요한 도시 개혁 방향과 정책 과제를 논의하는 토론을 이끌 예정이다.
행정통합 이후 지역의 도시 구조와 정책 방향을 고민하는 자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통합특별시라는 새로운 행정체계를 앞두고 도시의 미래 비전을 논의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다음 선거 출마 길이 막히면 활동이 줄어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부 불출마를 선택한 시의원들의 의정 활동이 사실상 멈춘 모습과도 대조를 이룬다.
하지만 이명노 의원은 오히려 정치 참여의 문턱을 낮추는 활동과 정책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현역 시의원의 임기는 아직 남아 있다. 남은 시간 동안 어떤 정치의 모습을 보여줄지는 결국 본인의 선택이다.
정치의 품격은 권력의 크기가 아니라 태도에서 드러난다. 특히 젊은 정치인에게 시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자리보다 자세일 때가 많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선거 출마 길이 막힌 상황에서도 정치 참여를 넓히고 정책 토론을 이어가는 모습은 의미 있는 행보"라며 "정치를 시작하는 것만큼 정리하는 과정 또한 정치인의 중요한 책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정치의 가치는 자리보다 자세에서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