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청과 관련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고, 한미 간 긴밀하게 연락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청와대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안은 아주 신중하게 대처하려 한다. 한미 간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하고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미 간 소통 채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시점과 채널을 밝히는 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청와대에서 자체적으로 미국에서 어떤 의도로 보도되는 지를 살펴보는 중"이라며 "미국의 입장이 우리에게 전달돼야 해 정확한 진의를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와 외신보도를 통해 파견 요청이 알려졌지만, 미국 행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인 군함 파견 요청이 접수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면서 물밑 접촉을 통해 진의 파악에 주력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파병이 결정된다면 아덴만에서 활동하는 청해부대가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수위가 고조되면서 작전 수행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따르면, 선박 호위를 위한 '다국적 연합'은 사실상 다국적군의 일환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파병 요구를 규탄했다. 이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침략 전쟁'이라고 규정하며 "전쟁 개입은 헌법과 국제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동맹 압박과 여론 분열 우려 속에 정부는 당분간 일본 등 주변국들의 대응을 지켜보며 고심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