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온전한 칼' 찬다…숙원 '인지수사권' 끝내 확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윤창원 기자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출범 7년 만에 인지수사권을 확보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와 검찰을 거쳐 넘어온 사건에 대해서만 수사를 벌일 수 있었던 때보다 수사 속도가 붙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특사경으로 성과를 낸 것을 토대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한 빠른 수사를 요구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절친 이찬진 금감원장이 "절름발이 특사경을 개선해달라"는 목소리도 힘을 발휘했다는 해석이다.

금감원 특사경, 수사 개시 과정 확 줄어


금융위와 금감원은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 집무규칙' 개정안의 규정 변경을 예고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조사 사건을 수사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금감원 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이 부여되면 금감원 조사→금융위 수사심의위원회 결정→수사 개시로 과정이 확 준다.  

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하되 공적 통제 장치인 '수사심의위원회' 인적 구성도 재편했다. 수사심의위원회는 현행 5인을 유지하되, 심의의 성격 등을 고려해 위원 구성을 추가·변경했다. 금융위 참석 위원은 동일하지만 금감원은 공시·조사 부원장보가 빠지고 조사부서 부서장 중 금감원장이 지명하는 1인, 그리고 금감원 법률자문관(검사)이 참석하도록 했다.

수사심의위원회는 위원 2인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또는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 소집할 수 있도록 했고 위원 2인 이상의 찬성 또는 위원장 단독으로 의안을 제의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특히 수사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수심위 개최일 당일에 의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 또 부득이한 사유로 대면 심의·의결을 할 수 없다면 서면으로 의결할 수 있도록 규정에 반영했다.

수사심의위원회 인적 구성(안). 금융위 제공

출범부터 요구해왔던 '인지수사권' 부여


현재는 금감원이 조사한 사건이어도 수사를 개시하려면 금융위 증선위 심의기구인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자조심) 심의와 증선위 의결을 거친 뒤 검찰로 넘어간다. 이후 검찰이 해당 사건을 금감원 특사경에 배정해야만 수사가 시작된다. 한국거래소 통보사건 및 공동조사 사건은 제외다.

이 때문에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특사경이 인지 권한이 없다는 걸 저는 납득할 수 없다. 금융위 감독규정에서 임의적으로 제한하는 건 생전 처음 봤다"고 지적했고, 올해 1월 기자간담회에서도 "금감원에서 조사하고 나면 일종의 행정 절차, 제재 프로세스가 가동되는데 대략 11주가 날아간다"며 인지수사권 확보를 주장했다.

금감원의 자본시장 특사경 인지수사권 부여 주장은 출범 전인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출범 전부터 금감원은 특사경에 범죄 인지수사권을 집무규칙에 명시해야 한다고 했고, 금융위는 증선위가 선정한 사건에 한정하기로 합의를 이룬 건데 깨졌다며 충돌했다. 이후에도 2022년 인지수사가 가능한 금융위 특사경이 출범하면서 금감원 특사경만 인지수사권이 없는 건 이해되지 않는 일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금융위-금감원의 갈등 중심에만 있던 금감원 특사경 인지수사권 부여 논란은 지난해 12월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이 금감원 손을 들어주면서 무게추가 기울었다. 이 대통령은 "금감원이 기본적으로 금융감독을 하는 곳이고 감독을 하려면 조사를 하고 정보를 수집 해야 할 텐데 조사 인원에게 사법경찰권을 주는 게 어떤가"라고 제안하면서 해당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본시장 조사는 일반 형사사건과 달리 빠르게 진행해야 하는데다가 무척 깊게 사전에 행정조사 과정을 거친다"면서 "어느 정도 무르익은 사건을 검찰에 통보하는데 그 과정이 매우 길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와의 협의 끝에 수심위 통제 수단 하에 제한적인 인지수사권이 생긴 것이라  다행이면서도 수사에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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