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스토킹 살인' 경찰 대응 감찰 착수…李대통령 질타

피해자, 위치추적 의심 장치 두 차례나 신고했는데…
변호사 선임 이유로 조사 미뤄…국과수 장치 감정 결과 기다려
피의자 100m 이내 접근하면 경보 울리는 잠정조치만 했어도
범행 이틀 전부터 렌터카로 피해자 주변 배회…신상공개 검토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남양주시에서 스토킹 피해를 당하던 20대 여성이 수차례 신고하고도 보호받지 못하고 살해되자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경찰이 감찰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관계 당국의 대응이 더뎠고, 국민의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며 "책임있는 관계자를 감찰한 뒤 엄하게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경찰청 감찰담당관실은 "경찰의 부실 대응에 대해 즉시 감찰 조사에 착수했다"며 "전반적인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해 신속하게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북부경찰청도 이번 사건과 책임관서 등 관련한 초기 대응부터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을 잃은 유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먼저 전하고, 이렇게 이르게 된 사안에 대해서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4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5월 11일 교제하던 20대 여성을 폭행해 신고를 당했다. A씨는 특수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법원은 임시조치 2·3호를 결정했다.

당시 경찰은 7월까지 B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맞춤형 순찰과 112시스템 등록 등 피해자 안전 조치를 실시했다.

B씨는 올해 1월 22일 A씨의 접근으로 경찰서를 찾아 스마트워치와 맞춤형 순찰 등 보호 조치를 다시 받았다.

피해자, 위치추적 의심 장치 두 차례나 신고했는데…

그런데 6일 뒤 B씨는 서울 노원구의 한 카센터에서 자신의 차량에 A씨가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추적 의심 장치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구리경찰서는 이 장치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하고 A씨에게 2월 13일과 27일 두 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A씨는 변호인을 선임해 조사받겠다며 일정을 미뤘다.

B씨는 지난 2월 2일 스토킹 및 위치정보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법원은 A씨에 대해 잠정조치 1~3호를 결정했다.

A씨는 2월 21일에도 또 다시 차량 하부에서 또 다른 위치추적 의심 장치를 발견해 신고하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제출했다. 남양주남부경찰서는 A씨가 부착한 장치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달 27일 두 사건을 병합해 구리경찰서를 책임관서로 지정하고 구속영장 신청과 잠정조치 4호 신청 등을 검토하도록 수사 지휘를 내렸다.

피의자 100m 이내 접근하면 경보 울리는 잠정조치만 했어도


하지만 구속영장 신청이나 신병 확보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100m 이내로 접근하면 경보가 울리는 잠정조치 3-2도 취해지지 않았다.

A씨가 변호인 선임을 이유로 조사 일정을 미루고 국과수 감정 결과도 나오지 않아 구속영장 신청 요건이 충족되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A씨는 2013년 다른 강간치상 사건으로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아 2016년 7월부터 2029년 7월까지 13년간 전자발찌를 착용 중이었다.

또 지난해 B씨를 흉기로 협박하고 상해를 가한 특수상해 사건으로 검찰에 송치돼 현재 재판도 받고 있었다.

B씨가 피해 직전까지 6차례나 신고했는데도 경찰이 A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않아 참변을 막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범행 이틀 전부터 렌터카로 피해자 주변 배회…신상공개 검토

A씨는 렌터카를 이용해 범행 이틀 전부터 피해자 주변을 배회한 것으로 경찰의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드러났다.

A씨는 지난 12일과 범행 전날인 13일 오전 시간대 피해자가 근무하던 식당 주변을 차량으로 오간 정황이 CCTV에 포착됐다.

범행 당일 B씨는 식당에서 나와 차량에 탑승했다. 그러자 렌터카로 B씨의 차량을 가로막은 A씨는 B씨의 차량 창문을 전동드릴로 깬 뒤 B씨를 수차례 흉기로 찌르고 달아났다.

1시간 뒤쯤 A씨는 양평군에서 검거되기 직전 다량의 공황장애 약을 복용해 의식을 잃었다. 현재는 의식이 있는 상태지만, 치료로 인해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A씨에 대해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신상 공개 여부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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