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해 달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을 거부하거나 회피하는 미국 동맹국이 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을 종합하면 메르츠 독일 총리는 16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개입이 공동으로 결정되지 않은 만큼 군사적으로 기여하지 않을 것이다. 나토는 방어 동맹이지 개입 동맹이 아니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호주와 이탈리아도 "외교적 해결이 우선이다"고 거부의사를 밝혔다.
전통적으로 미국과 가장 가까운 동맹으로 평가를 받는 영국의 스타머 총리도 "영국은 더 큰 전쟁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내놓음과 동시에 "다만 공동으로 호르무즈 보호계획을 마련하기를 원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유럽 내에서 그나마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호위 임무는 분쟁의 가장 뜨거운 단계가 종료된 이후에 호르무즈 해협의 점진적 재개방이 될 것"이라며 일단 보류했다.
WSJ은 미국의 동맹 중 백악관의 압력을 완전히 무시할 수 있는 나라는 어느 곳도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일본의 경우는 고심이 더 깊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카이치 일본 총리는 "미국 측에서 아직 요구하지 않아 대답하기 어렵다"면서도 "일본과 관계있는 선박, 승무원의 생명을 어떻게 보호할지, 무엇이 가능할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일각에서는 미국과 관계 개선에 매진해온 다카이치 총리가 '전쟁 가능 국가'를 염두에 둔 보수적 안보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동력을 얻기 위해 자위대 파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나토 회원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에서는 "일방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동맹과 협력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정치적 활용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