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평균 9.16% 상승했다. 특히 서울은 18.67%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산정 기준이 되는 핵심 지표로 세 부담 변화와 시장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7일 "2026년 1월1일 기준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을 18일부터 공개하고 4월6일까지 소유자 열람과 의견청취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서울 18.67% 상승…전국평균 유일하게 웃돌아
올해 공시 대상 공동주택은 전국 1585만1336호며,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평균 9.16% 상승했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수정방안에 따라 올해도 현실화율을 69%로 유지하면서, 이번 공시가격에는 2025년 한 해 동안의 시세 변동분만 반영됐다.
시도별 공시가격 변동률을 보면 전국 평균 상승률 9.16%를 웃돈 지역은 서울이 유일했다. 서울 상승률은 18.67%,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평균 상승률은 3.37%였다. 지난해 서울 평균 상승률은 7.86%, 서울 외 지역 평균 상승률은 1.18%였다.
서울 다음으로는 경기(6.38%), 세종(6.29%), 울산(5.22%), 전북(4.32%)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이어 충북(1.75%), 부산(1.14%), 경남(0.85%), 경북(0.07%) 등도 소폭 상승했다.
반면 인천(-0.10%), 전남(-0.24%), 강원(-0.45%), 충남(-0.53%), 대구(-0.76%), 대전(-1.12%), 광주(-1.25%), 제주(-1.76%) 등은 공시가격이 하락했다.
서울 내에서도 큰 격차…강남·한강변은 폭등, 나머지는 6.93%
서울 내부에서도 상승 폭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강남(26.05%)·서초(22.07%)·송파(25.49%) 등 강남3구의 평균 상승률은 24.7%로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한강에 인접한 8개 자치구의 평균 상승률도 23.13%로 높았다. 성동구가 29.04%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양천 24.08%, 용산 23.63%, 동작 22.94%, 강동 22.58%, 광진 22.20%, 마포 21.36%, 영등포 18.91% 순이었다.
반면 나머지 자치구(종로·중구·동대문·서대문·강서·관악·성북·구로·은평·노원·중랑·강북·금천·도봉)의 평균 상승률은 6.93% 상승에 그쳤다. 서울 안에서도 핵심 지역과 비핵심 지역 간 공시가격 상승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고가 아파트 보유세 최대 50%대 상승
일부 고가 아파트의 경우 보유세 부담 증가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는 공시가격이 34억 3600만 원에서 45억 6900만 원으로 상승하면서 보유세가 1829만 원에서 2855만 원으로 약 56%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9차 전용 111㎡ 역시 공시가격이 34억 7600만 원에서 47억 2600만 원으로 상승하면서 보유세가 1858만 원에서 2919만 원으로 약 57%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84㎡는 공시가격이 18억 6500만 원에서 23억 3500만 원으로 상승하면서 보유세가 582만 원에서 859만 원으로 47.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저가 단지의 세 부담 증가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노원구 풍림아파트 전용 84㎡는 보유세가 66만 원에서 71만 원으로, 도봉구 대상타운 전용 84㎡는 62만 원에서 66만 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수준이다. 강북구 미아동 두산위브 트레지움 전용 84㎡도 보유세가 65만 원에서 69만 원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종부세 대상 주택 17만호 증가
공시가격 상승으로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 주택도 크게 늘어났다. 1세대 1주택 기준 공시가격 12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2025년 31만 7998호에서 2026년 48만 7362호로 증가했다. 약 17만 호가 새롭게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공시가격이 오르면서 비과세 구간에 있던 주택 일부가 과세 기준선을 넘어서게 된 데 따른 것이다.
종합부동산세는 일정 기준 이상의 고가 주택에 대해 재산세와 별도로 부과되는 국세다. 공시가격이 과세 기준을 넘으면 재산세와 함께 종부세 부담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세액은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 세부담 상한 등 여러 요소가 반영돼 결정된다.
"투자수요 위축, 상승세 둔화…현실화율 높이면 매각 고민 할 것"
전문가들은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부담 변화가 시장 심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공시가격 상승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 투자 수요는 위축되고 시장은 일정 기간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세 부담이 큰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대중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세 부담이 커지면 일부 고가 주택에서 급매물이 나오면서 상승 폭이 둔화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현실화율이 동결되면서 집값이 오른 만큼의 세금만 늘어난 것이라 시장의 동요는 적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그러나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90%까지 올리는 로드맵을 재추진하거나, 윤석열 정부 시절 60%로 낮아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다시 높이는 방안이 추진되면 높은 보유세 부담에 주택 처분을 저울질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최고가 325억 vs 최저가 282만 원…1만 1500배 차
공시가격 기준 전국 최고가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에테르노청담으로 325억 7천만 원이었다. 이어 나인원한남 242억 8천만 원, PH129 232억 3천만 원, 워너청담 224억 8천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전국 최저가는 강원 영월군 영월읍 장릉레저타운으로 282만 원이었다. 최고가와 최저가 공시가격 격차는 1만 1500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공시가격안은 18일부터 열람할 수 있으며 소유자와 이해관계인은 4월6일까지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정부는 의견 검토와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4월30일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최종 공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