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하나로 행사하는 '주권'… 담장 낮아진 주주총회

한국예탁결제원 제공

직장인 김모(38)씨는 최근 카카오톡으로 날아온 알림톡 한 통을 받고 보유 중인 상장사의 의결권을 행사했다. 예전 같으면 평일 낮 먼 곳에서 열리는 주주총회 장소까지 가야 하거나 우편 위임장을 번거롭게 작성해야 했지만, 이제는 출퇴근길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충분하다. 한국예탁결제원(이하 예탁원)이 제공하는 전자투표·전자위임장 서비스가 불러온 변화다.

시공간 제약 허문 '디지털 의결권'… 주주권리의 일상화

주주가 인터넷을 통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는 '전자투표'와 온라인으로 위임장을 수여하는 '전자위임장' 제도가 주주총회 문화를 바꾸고 있다. 특히 주총 개최가 특정 날짜에 집중되는 이른바 '슈퍼 주총데이'에도 주주는 물리적 제약 없이 본인이 보유한 모든 기업에 대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예탁원은 지난 2010년 국내 최초로 전자투표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약 15년간 축적된 전문성을 바탕으로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2017년 모바일 서비스 도입에 이어 2021년에는 카카오톡 기반의 '전자고지(e-Notice)' 서비스를 시작하며 주주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자투표의 확산은 개인 주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018년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 이후,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참여도 눈에 띄게 늘었다.

예탁원 자료를 보면, 2025년도 정기주총에서 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우체국예금보험 등 4대 연기금을 포함해 총 194개 기관투자자가 예탁원의 서비스를 이용했다. 기관투자자 전용 일괄·통합 행사 기능 등 전문화된 서비스가 확충되면서 자본시장의 '큰 손'들이 기업 의사결정에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2027년 '종합 의결권 플랫폼'으로 대전환

예탁원은 현재의 성과에 머물지 않고 더 큰 변화를 준비 중이다. 2027년 시행 예정인 '전자주주총회' 제도에 발맞춰 기존 서비스를 통합한 '신규 의결권 행사 지원 플랫폼'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플랫폼이 완성되면 기업과 주주는 주주총회 소집부터 의결권 행사 결과 확인까지 전 과정을 전자적 방법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명실상부한 '의결권 종합 서비스'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예탁원 관계자는 "적극적인 주주 권리행사를 지원함으로써 주주 참여율을 높이고 기업의 주총 활성화를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매년 주총 시즌 T/F를 운영하는 등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전자투표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기업은 주총 개최 전 이사회 결의를 통해 이를 채택하고 예탁원을 관리기관으로 지정해야 한다. 이후 주총 개최 14일 전까지 이용 신청을 마치면 된다. 주주는 전자투표 사이트나 모바일을 통해 투표 기간(오전 9시~오후 5시, 기간 내 24시간 가능) 중 언제든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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