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올봄, 거대한 디지털 미디어아트의 실험실이자 전시장으로 변모한다. 특정 미술관의 담장을 넘어 도심 곳곳의 공공기관과 민간 갤러리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이는 '2026 루프 랩 부산'(Loop Lab Busan)이 그 무대다.
시민의 일상으로 파고드는 '도시형 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은 오는 4월 16일부터 6월 28일까지 국제 디지털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인 '2026 루프 랩 부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시간과 이미지를 매개로 삼아 부산 전역 30여 개의 공공 및 민간 공간을 하나의 거대한 미술관으로 연결하는 대안적 예술 실험이다.단순한 작품 나열을 넘어, 부산시립미술관 야외조각공원의 《디지털 서브컬처》와 부산문화회관의 《무빙 온 아시아》 등 기획 전시가 도심 곳곳으로 뻗어 나간다. 여기에 국제갤러리 부산, F1963, 디오티미술관 등 민간 갤러리와 상업 공간들까지 동참하며 예술의 접근성을 극대화했다.
이번 행사의 핵심 축 중 하나는 '공유와 협력'이다. 전시와 연계해 열리는 <아시아 큐레이터스 포럼>에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13개국 16명의 기획자가 참여한다. 이들은 '아시아 무빙이미지의 미래'를 주제로 머리를 맞대고, 서구 중심의 예술 담론에서 벗어나 아시아 영상 예술의 주체적 가치를 정립하는 교류의 장을 만든다.
또한 그랜드 조선 부산에서 열리는 연대 아트페어 <루프 플러스>는 예술의 공공성과 시장성의 접점을 모색하며 작가들의 지속 가능한 활동 기반을 지원할 예정이다.
홀로그램과 드로잉의 만남… '제로 랩'의 기술적 도전
본 행사에 앞서 지난 14일 도모헌 소소풍라운지에서는 프리뷰 전시인 《제로 랩 부산》이 개막하며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점과 시간 사이의 무한한 층위』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김미래, 박영환, 조정현 작가와 무나씨가 참여했다.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광운대학교 홀로그램 센터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제작된 홀로그램 작품들이 공개됐다. 회화와 사진, 영상 등 전통적 매체와 첨단 기술이 결합해 실체와 허상의 경계를 탐구하며 부산 지역 작가들에게 새로운 시각적 실험의 장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지역 미술계의 수평적 연대와 다면적인 예술 생태계 구축 가능성을 타진한다. 서진석 부산시립미술관장은 "이번 행사는 대중문화와 현대미술, 영리와 비영리의 경계를 허물고 공유와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예술 패러다임을 제안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부산 전역이 연결된 거대한 미술관을 통해 시민들이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