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잘못이죠" LG 외야수 실종 사건, 염갈량이 돌아본 그때 상황

연합뉴스

"우리 잘못이죠. LG 트윈스에서는 평생 안 일어날 거예요."

최근 프로야구 시범경기 도중 발생한 'LG 외야수 실종 사건' 얘기가 나오자, LG 염경엽 감독은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러면서 "LG에서는 앞으로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지난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시범경기 KT위즈와 LG의 경기. KT가 7-2로 앞선 4회말 공격 때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LG 좌익수 문성주가 아직 그라운드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경기가 진행된 것이다.

문성주가 없다는 사실을 아무도 몰랐던 걸까. 심판도 별다른 지시 없이 경기를 진행했다. LG 투수 배재준은 주심 지시에 따라 144km짜리 직구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올렸다. 2구째를 던지려던 찰나 LG 벤치가 타임을 요청했다. 문성주가 황급히 경기장으로 뛰어 들어갔다. LG 구단에 따르면, 문성주는 장비를 교체하고 있었다. 그 사이 경기가 진행돼 버렸다고 전했다.

사령탑도 당시 사건을 돌아봤다. 염경엽 감독은 1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시범경기 SSG 랜더스전에서 "다 놓쳤다. 여기서 우리가 못 봤다"며 "일단 제일 첫 번째는 문성주가 잘못했다. 장비를 바꾸더라도 빨리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경기장에 나간 선수들은 자기 플레이에 집중해야 하니까 못 볼 수도 있다"며 "그래도 안에서는 봐야 했다. 코치들도 봐야 했고, 나도 봐야 했고, 선수들도 봐야 했다. 근데 그게 안 됐다"고 돌이켰다.

수비하는 LG 문성주. 연합뉴스

KBO도 해당 경기를 맡은 심판들에 대해 징계를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배재준의 초구 스트라이크가 유지된 상태에서 경기가 재개됐는데, 이는 볼을 선언해야 했다. 작년 KBO리그에 도입된 피치 클록 규정에 따르면, 수비팀은 2분 10초 이내에 이닝 교대를 마치고 첫 투구에 들어가야 한다. 즉 LG가 피치 클록을 위반한 것이다.

그럼에도 염경엽 감독은 "주심 잘못이 아니다. 우리 잘못이다"라고 시인했다. 이어 "LG 트윈스에서는 한번 나왔기 때문에 앞으로 평생 안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현역 시절 겪은 황당 일화도 전했다. 염경엽 감독이 태평양 돌핀스에서 뛰던 때, 포수 선배였던 김진한이 깜빡하고 보호 장구(프로텍터)를 차지 않고 투수들의 공을 받았다. 심지어 아웃카운트를 2개나 잡은 뒤, 자신이 프로텍터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염경엽 감독은 "투 아웃을 잡을 때까지 아무도 몰랐다"며 웃었다. 이어 "심판도 몰랐고, 선수들도 몰랐다. 아웃카운트 2개를 잡고서야 갑자기 더그아웃으로 들어가 프로텍터를 차고 나왔다"며 "그때 태평양 유니폼이 파란색이었는데, 프로텍터도 같은 색이라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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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수들은 '주장급' 홍창기로부터 따끔한 주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창기는 당시 4회말이 끝난 뒤 후배들을 모아두고 "벤치에서 아무도 몰랐느냐"며 "야구를 안 보니까 모르는 것 아니냐. 한 명은 알려줘야 할 것 아니냐"고 쓴소리를 전했다. 그러면서 "선수가 한 명이 없는데, 그쪽으로 공이 갔으면 어떡할 거냐"고 다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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