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칼질에 주호영 불복…공천 갈등 점입가경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22일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 공천에서 주호영 의원(6선)과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을 컷오프하면서 6자 경선으로 대진표를 압축했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구상한 '전면 물갈이'와 장동혁 대표가 주문했던 '시민 공천'을 절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 의원이 결과에 불복하고 나서면서 갈등의 불씨는 더 커지는 모습이다.

당내에선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1차 컷오프 없이 대구시장 경선에 예비후보 전원이 참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장 대표와 대구 지역 의원 12명이 대구시당에서 30여 분간 면담했을 때도 이같은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면담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대구 민심이 사나워져서 누구를 꽂아도 무조건 당선되는 곳이 아니게 됐다는 위기감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다른 참석자도 "중진이란 이유만으로 현역을 무조건 배제하는 것은 가뜩이나 어려운 선거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이란 지적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에 장 대표는 "제대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낼 수 있는 공천이 되도록 역할을 하겠다"며 사실상 경선 방침을 내비쳤다. 지난 20일 페이스북에서 밝혔던 '공정한 경선'을 다시 주문하며 이번엔 '시민 공천'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이는 이정현 위원장의 '중진 컷오프' 시사에 이진숙 전 위원장 또는 CJ 임원 출신 최은석 의원(초선) 내정설이 돈 뒤 주 의원과 윤재옥(4선)·추경호 의원(3선) 등 다선 후보들이 반발하자 장 대표가 직접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됐다. 여권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 출마까지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자 위기감이 커진 데 따른 것.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황진환 기자

그러나 이 위원장은 멈추지 않았다. 이날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에서 대구시장 6인 경선 방침을 전격 발표하면서 주호영·이진숙, 두 사람을 컷오프하겠다고 밝힌 것. 이번 공천안은 공관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의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위원장은 이들을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을 지켜왔고 또 지켜갈 분들"이라고 소개한 뒤 "두 분의 역할이 대구시장이라는 단일 직위에 머물기보다, 국회와 국가 정치 전반에서 더 크게 쓰이는 것이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장 대표 입장과 공천 결과가 달랐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표의 말도 크게 작용했지만, 그러한 것들을 다 수용할 수 없었다"고 했다.

향후 변수는 후보 간 봉합 여부다.

경선 주자로 포함된 최은석 의원은 "공관위 결정을 환영한다. 후회 없는 명승부를 펼칠 것"이라고 반긴 반면, 주 의원 측은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주 의원은 페이스북에 "부당한 컷오프에 대해 사법적 판단을 구하고 당내 자구 절차를 받겠다"며 "이 비정상적인 당의 행태, 공관위의 횡포를 바로잡는 것이 제 정치인생의 마지막 책무"라고 강조했다.

당 안팎에선 주 의원이 경선 기회를 받지 못한 만큼 향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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