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5부제 '자율' 시행…1998년 이후 첫 민간 확대

23일 제주도청 앞에 차량 5부제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석유·가스 수급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정부가 차량 5부제를 자율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그간 공공부문에서 차량 5부제를 의무 시행하긴 했지만, 자율로나마 부제 운영을 민간 영역까지 확대하는 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엔 5부제보다 더 강력한 10부제를 자율 시행한 바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4일 국무회의에서 중동 사태 여파로 원유 관련 자원안보위기가 '주의'로 격상된 데 따른 에너지 절약 등 대응 계획을 보고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으로 발발한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에너지 수급 불안 징후가 포착되자, 정부는 이달 5일 15시 원유·천연가스 관련 자원안보위기 '관심' 단계 경보를 발령했다. 이어 수급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지난 18일 15시부로 이를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운용되며, 국가자원안보특별법 제23조에 따라 위기 상황의 심각성, 국민 생활 및 국가 경제 파급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령한다. 이대로 사태가 악화해 단기적 수급 차질이 발생하면 '경계' 경보로 격상될 수 있으며, 전면 차질 시엔 '심각' 단계가 발령된다.

이에 기후부는 대응 계획과 함께 전국민 에너지 절약 동참을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김 장관이 이날 보고한 에너지 절약 대응 계획은 △액화천연가스(LNG) 소비 최소화를 위한 전원 믹스 조정 △강도 높은 석유류 절감 및 에너지 절약 조치 시행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저장장치 신속 보급으로 요약된다.

우선 LNG 소비 최소화를 위해 전원 믹스를 조정한다. 미세먼지 영향이 적은 날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따른 석탄발전 운전 제약(80%)을 완화하고, 정비 중인 원전 5기를 5월까지 적기에 재가동해 LNG 사용량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에너지 절약 일환으로, 전기·수소차를 제외한 승용차 5부제를 시행한다. 의무화는 기존에 5부제를 시행해온 공공부문에만 적용하되, 기존보다 이행 점검을 강화하고 민간 부문은 우선 '자율'로 시행하기로 했다.

다만 원유 수급 차질이 우려되는 '경계' 단계까지 경보 수준이 격상되면 민간 부문 의무화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민간까지 부제 운영 의무화를 확대한 것은 1991년이 가장 최근으로, 당시 걸프전 영향으로 약 두 달간 10부제를 실시한 바 있다.

또 공공기관과 대기업 등에 한시적 출퇴근 시간 조정을 독려해 교통 수요를 최대한 분산하고, 석유류 사용량이 많은 상위 50개 업체에는 에너지 절감 계획을 수립하도록 요청하기로 했다. 기업들이 에너지 절감 목표를 달성하면 에너지절약시설융자사업 우선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생활 속 에너지 절약 실천을 위한 12가지 국민 행동도 발표했다. 승용차 5부제 참여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적정 실내온도 유지, 낮 시간대 전기차 및 휴대폰 충전하기 등 총 12개 항목으로, 전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할 예정이다.

아울러 올해 재생에너지를 7GW 이상 신속히 보급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1.3GW 설치도 함께 추진해 LNG 등 에너지 수입을 근본적으로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김성환 장관은 "중동 상황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위기가 엄중한 만큼 정부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다소 불편함이 따르더라도 에너지 안보 강화와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