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사회주의헌법'을 '헌법'으로 개칭…김정은의 '헌법' 브랜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 헌법→헌법
헌법 개칭, 다른 국가 따라하는 '정상국가화'
'적대적 두 국가' 관계 헌법 반영 측면도 있어
선대와 구별되는 '김정은 조선' 브랜드 만들기
헌법 개정 지시 2년 지나도 전략적 모호성 유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북한은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수정 보충한 헌법에 대해 역시 말을 극도로 아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3일 시정 연설에서 "국가 발전의 필수적 요구를 반영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에서 일부 내용을 수정 보충"했다고 했지만 더 이상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연설에서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인"했다고 한 만큼, 새 헌법에는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뒷받침하는 여러 조항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의 비공개로 확인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북한 매체들이 개정 헌법과 관련해 이번에 유일하게 확인해 준 것은 헌법 이름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 헌법'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으로 개칭했다는 내용이다. 
 
북한은 지난 1948년 정부수립 과정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을 제정한 뒤 이른바 사회주의 혁명의 완료 선언 이후인 1972년 '공화국 사회주의 헌법'을 제정·선포했다.

북한은 국가주석제의 도입으로 '김일성 수령의 유일영도체계'를 확립한 이 '사회주의 헌법'에 대한 자부심의 표현으로 이 헌법을  '개정'이 아닌 '제정'한 것으로 표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최고인민회의 제15기 대의원들과 함께 예술인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 연합뉴스

22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 최고인민회의는 바로 이 '공화국 사회주의 헌법'의 이름을 '공화국 헌법'으로 개칭한 것이다. 이런 조치에는 북한도 다른 주권국가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헌법 명칭을 수용한 측면이 있다.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처럼 국호에 사회주의를 명기한 사례는 있어도 북한의 '사회주의헌법'처럼 헌법에 '사회주의'를 붙인 사례는 유일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북한의 헌법 명칭 변경도 이른바 정상국가화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다만 '사회주의 헌법'에서 '사회주의'를 뺀 것은 적대적 두 국가 기조가 헌법에 반영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회주의'는 김일성이 통일의 목표로 제기한 '전체 조선의 사회주의 혁명'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 2023년 말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제기한 뒤 지속적으로 '통일'의 목표를 흐리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 명칭을 개칭하고 그 내용도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반영하는 쪽으로 수정됐을 가능성이 높다. 
 
헌법 명칭이 1948년 북한의 건국헌법으로 되돌아갔지만 김일성·김정일 시대를 상징하는 '사회주의 헌법'을 개칭함으로써 선대와 헌법적으로도 구별되는 김정은 시대를 본격화한 셈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헌법명칭의 개칭에 대해 "김정은 시대에 맞게 다시 브랜드를 만드는 것, 브랜드를 바꿔 달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며 "김정은의 권력기반이 공고화되는 추세에 맞게 국가 브랜드를 재정립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2024년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영토조항 등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반영한 헌법 개정을 지시한 지 이제 2년 3개월이 됐지만 북한은 아직도 이 부분에 대해 분명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이런 전략적 모호성은 미국과 이란 전쟁 등 최근 국제정세가 매우 복잡하고 유동적이기 때문에 상황을 관망하면서 운신의 폭을 넓히려는 의도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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