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들이 일제에 맞서싸웠던 대일(對日)항쟁기 시절, 만주·대만지역에 강제동원돼 희생당한 피해자들의 유해를 찾아 가족들의 품으로 모시기 위해 당국이 유족들을 상대로 유전자 검사를 추진한다.
26일 행정안전부는 유족 1200여 명 가운데 희망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검사와 관련된 피해자들은 랴오닝 성, 지린 성, 헤이롱장 성 등 현 중국 동북3성과 대만 지역으로 일제에 의해 강제동원되어 끌려갔다가 희생된 이들로, 1945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유전자 검사에 참여하고 싶은 유족은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신청 접수를 받고, 안내 우편물에 동봉된 참여 신청서를 작성해 회신하면 된다.
신청한 유족에게는 입안 점막(구강상피세포)을 면봉 등으로 채취해 유전자를 분석하고, 희생자와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가계도가 작성된다.
이렇게 확보된 유전자 정보는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해 앞으로 발굴되는 강제동원 희생자 유해와의 비교·분석에 활용한다. 이를 통해 장기간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희생자도 가족 관계를 밝혀내 고국으로 모셔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정부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유족 2938명과 유해 276점을 대상으로 매년 지역별로 유족 유전자 검사를 진행해 왔다.
그동안 일본(2017년~2018년), 태평양(2019년~2021년), 러시아(2020년), 동남아(2022~2024년) , 중국 본토(2025년)에서 희생된 피해자들과 관련된 검사를 진행해왔지만, 만주 및 대만 지역 희생자 유족을 대상으로 하는 검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피해진상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일제의 강제동원으로 희생된 인원은 2만 4305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6046명만 봉환됐을 뿐, 나머지 1만 8259명은 아직 유해의 존재여부·소재지 등이 명확하지 않거나 끝내 유해를 찾지 못해 위패만 봉환하는 등 봉환하지 못하고 있다.
이윤숙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장 직무대리는 "유족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희생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며 "정부는 강제동원 희생자분들을 하루 빨리 고국으로 모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며 국가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