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진 경보기, 가벽에 막힌 탈출로…안전공업 화재 대피 왜 늦었나

소방 관계자들이 21일 오전 대형 화재가 발생한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으로 진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14명이 숨진 대전 안전공업 화재에서 인명피해가 커진 배경으로 늦은 화재 파악과 대피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대전경찰청 조대현 광역범죄수사대장은 수사 브리핑에서 "피해자들이 화재를 인지하는 게 늦어졌고, 대피하는 데 어려움이 있던 것도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공장 내 휴게실(헬스장) 구조도 확인하고 있다. 해당 공간은 임시 증축된 곳으로,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장소다.

진술에 따르면 이 공간에는 외부로 통하는 통로가 있었지만 가벽으로 막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직원들이 이를 부수려 했지만 화재 당시에는 쉽게 파손되지 않았다는 증언도 확보됐다.

조 대장은 "발로 차면 부서질 정도의 가벽이라 이를 걷어차봤는데, 이 가벽 형태의 탈출로가 멀쩡했다는 진술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과거 경보기 오작동 경험이 늦은 화재 파악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직원들은 "화재 당시 경보기 소리를 들었지만, 얼마 되지 않아 바로 꺼져서 평소와 같은 오작동으로 알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직원들은 다른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직접 연기를 목격하는 방식으로 화재를 인지하고 나서야 대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경보기가 울렸다가 중단된 점이 대피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경보기가 중단된 이유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대전경찰청 조대현 광역범죄수사대장이 안전공업 화재와 관련한 수사 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박우경 기자
조 대장은 "어떤 이유로 경보기가 중단된 것인지, 누군가가 직접 끈 건지, 경보기 자체에 문제 있었던 건지 등은 폐쇄회로(CC)TV 분석과 압수물 분석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나트륨이 보관된 3층 옥내 주차장을 제외한 구역의 스프링클러 작용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안전공업은 금수성 물질인 나트륨 취급 시설로 스프링클러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업장이었다는게 소방당국의 설명이었다.

조대현 광역수사대장은 "3층에 스프링클러가 기존에 있었지만 나트륨 제조를 위해서 기능을 정지시킨 상태였다"며 "나트륨 처리 부분만 기능을 정지시켰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진술이고 전체 기능을 정지했는지는 확인해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화재는 지난 20일 오후 1시 17분쯤 대전 대덕구 문평동 자동차·선박용 엔진밸브 제조공장인 안전공에서 발생했다. 이 불로 14명이 숨지고 진화 작업 중 다친 소방관 2명을 포함해 6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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