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기장 살해' 김동환, 현직 기장 6명 노렸다

4명 범행 뒤, 미검거 시 2명 더 살해 계획
항공사 운항 스케줄 사이트 무단 접속도

26일 항공사 기장 살인 등 혐의를 받는 전직 부기장 김동환이 부산 부산진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김혜민 기자

부산에서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전직 부기장 김동환(49)이 과거 직장동료인 기장 6명을 살해하려고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은 26일 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주거침입,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김동환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동환은 지난 17일 오전 5시 30분쯤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항공사 기장 A(50대·남)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16일에는 경기 고양시에서 기장 B씨 목을 졸라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는다. 부산에서 A씨를 살해한 직후에는 경남 창원에 사는 기장 C씨를 살해하기 위해 자택을 찾았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는 "기장 4명에 대해 범행을 계획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 김동환은 4명에 더해 또 다른 기장 2명을 추가로 살해하려고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스스로 언급한 4명에 대해서는 치밀하게 범행 전후 계획을 세운 점이 확인됐다. 추가 2명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일부 계획을 잡고 있었던 정황이 드러났다"며 "우선 4명에 대해 범행한 뒤, 검거되지 않는다면 추가로 2명을 살해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경찰은 김동환에게 기장 A씨 살인, B씨 살인미수, 나머지 기장 4명에 대한 살인 예비 혐의를 적용했다. 범행 대상이 된 기장들은 김동환이 항공사를 다니던 당시 그에 대한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위치에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동환은 또 항공사 운항 스케줄 사이트에 무단으로 접속해 피해자들의 운항 정보를 확인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다른 사람 계정으로 사이트에 들어갔으며, 이 계정을 취득한 경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김동환이 이런 방식으로 스케줄을 파악해 기장들을 공항에서부터 따라가면서 주거지를 알아내고, 범행 시점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환은 이날 오전 부산진경찰서에서 부산지검으로 호송되기 전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취재진을 향해 "악랄한 기득권이 한 개인의 인생을 파멸시켜도 된다는 휴브리스(그리스 비극에서 오만에 빠져 신과 갈등을 일으키는 인물)", "미친 네메시스(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보복의 여신)", "천벌을 받은 것입니다"라며 이해하기 힘든 말을 남겼다. 피해자에 대한 사과나 반성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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