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년 르노의 미래 전략 '필랑트', '메이드 인 부산'으로 완성되다

르노 신차 필랑트. 르노코리아 제공

125년 역사의 프랑스 자동차 명가 르노(Renault)가 글로벌 전동화 전환의 승부처로 '부산'을 선택했다. 유럽 시장을 넘어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르노의 '인터내셔널 게임 플랜 2027' 전략에서 한국이 단순한 판매처가 아닌, 고부가가치 차종의 개발과 생산을 전담하는 핵심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유럽 올해의 차' 명성, 부산서 '필랑트'로 잇다

르노는 최근 '세닉 E-Tech 일렉트릭'(2024년)에 이어 '르노 5 E-Tech 일렉트릭'과 '알핀 A290'(2025년)이 연달아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르노가 유럽 외 지역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설정한 5대 글로벌 허브 중 하나가 바로 한국이다.

그 전략의 최전선에 선 모델이 지난 1월 세계 최초로 공개된 '필랑트(Philante)'다. 세단의 안락함과 SUV의 실용성을 결합한 이 플래그십 크로스오버는 최고 출력 250마력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AI 기반 커넥티비티를 갖추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 2월 말까지 누적 계약 7천 대를 돌파한 필랑트는 3월 둘째 주부터 본격 출고를 시작하며 '부산발 글로벌 흥행'의 신호탄을 쐈다.

르노 부산공장. 르노 코리아 제공

 닛산 '로그'에서 '그랑 콜레오스'까지… 검증된 생산 유연성

르노가 부산공장에 하이엔드 D/E 세그먼트(중형 및 준대형)의 생산 전권을 맡긴 배경에는 독보적인 '생산 유연성'이 자리 잡고 있다. 1997년 완공 이후 지속적인 고도화를 거친 부산공장은 하나의 라인에서 최대 8종의 서로 다른 모델을 생산할 수 있는 '혼류 생산 시스템'을 갖췄다.

이는 과거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의 대규모 물량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이미 증명된 바 있다. 지난해 내수 시장을 넘어 해외로 7천 대 이상 수출된 '그랑 콜레오스' 역시 부산공장의 품질 지표가 르노그룹 내 최상위권임을 입증하는 지표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전동화와 다품종 소량 생산의 시대로 접어드는 가운데, 시장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부산의 유연성은 대체 불가능한 자산이 됐다.

단순 공장 넘어 '전략적 파트너'로의 격상

업계에서는 르노의 이번 행보를 두고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상이 '단순 조립 기지'에서 '전략적 파트너'로 격상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고성능 하이브리드와 프리미엄 차종의 생산 허브로 지정된 것은 부산공장의 숙련된 노동력과 안정적인 부품 공급망이 글로벌 표준을 상회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르노 부산공장의 약진은 국내 자동차 부품 생태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메이드 인 부산' 필랑트의 질주는 단순한 신차 출시를 넘어, 한국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신뢰받는 하이엔드 생산 허브로 자리매김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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