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4개월 영아 학대 살해 사건 결심 공판이 열릴 26일, 광주지법 순천지원 앞은 이른 시간부터 피해 영아를 추모하고 엄벌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며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법원 앞에는 근조화환 130여 개가 약 300m 구간에 걸쳐 길게 늘어섰다. 화환 행렬은 법원 정문 앞 인도를 따라 이어지며 보도블록을 가득 메웠고,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춘 채 하나하나 적힌 문구를 읽어 내려갔다.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화환에는 "천국에서 사랑받고 행복하길 기도할게", "아동학대 살인마 엄벌하라", "아이의 억울한 죽음을 헛되게 하지 마라"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고, 일부 화환에는 피해 아동을 향한 추모의 글이 빼곡히 붙어 있었다.
시민들은 화환 앞에 서서 고개를 숙이거나 눈시울을 붉혔고, 서로 말없이 손을 모은 채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온라인 오픈채팅방을 통해 모인 '해든아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일동' 회원 10여 명은 이날 화환 앞에 모여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단체가 아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오픈채팅방에는 약 300여 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이 보낸 화환만 130여 개에 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가해자 엄벌과 아동학대 처벌 강화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숨진 해든이를 향해"해든이는 눈꽃도 따뜻한 봄바람도 한 번 느껴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며"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우리는 너를 절대 잊지 않겠다"고 추모했다.
서울에서 온 쌍둥이 엄마는 "방송에서 아이가 숨 넘어가는 장면을 보고 도저히 집에 있을 수 없었다"며 "전국의 부모들이 나서야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아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경남 진주에서 온 30대 부부는 14개월 아들을 안은 채 기자회견에 참여했다. 이들은 "처음에는 분노만 했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동학대 처벌이 강화돼 더 이상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참석했다"고 말했다.
제주에서 온 생후 6개월 아이의 어머니는"잘못된 판례는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의사 표현도 못 하는 아이를 부모가 학대해 숨지게 한 사건은 살인보다 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사건 이후 온라인과 지역사회에서는 엄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빠르게 확산됐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회 국민청원에는 아동학대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와 지난 5일 이후 현재까지 7만8500여 명의 동의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에도 수천 건의 탄원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고, 정치권에서도 가해 부모에 대한 법정 최고형 선고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엄벌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친모 A씨와 친부 B씨에 대한 결심 공판은 이날 오후 3시 30분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