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의혹 김병기 돌연 입원…"일반인이면 진작 강제수사"

조만간 4차 조사…입원 변수에 수사 장기화 우려
건강 문제로 조사 중단 뒤 입원…경찰 "일정 조율 중"
핵심 증거 확보도 난항…어제는 김병기 차남 조사

공천헌금 수수 등 13개 의혹에 휩싸인 김병기 무소속 의원. 류영주 기자

무려 13개 비위 의혹을 받는 무소속 김병기 의원에 대한 경찰 수사가 장기화할 조짐이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사 도중 건강상 문제를 이유로 귀가한 김 의원이 돌연 병원에 입원하면서 추가 조사 일정이 상당 기간 미뤄졌기 때문이다. 경찰의 수사 의지에 물음표가 붙는다는 지적 가운데 경찰은 "결과로 말하겠다"는 입장이다.

26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과 김 의원 측은 추가 조사 일정을 두고 조율을 이어가고 있어 조만간 네 번째 피의자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김 의원은 지난 11일 3차 피의자 조사 중 돌연 건강 이상을 호소하며 귀가했다. 최근 김 의원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으면서 결과적으로 2주가 넘도록 조사가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국회의원이 아닌 일반인이 이렇게 행동한다면 체포영장 등 강제수사를 진작 받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서울 동작구의원 2명으로부터 현금 3천만 원을 받았다가 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배우자의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관련 사건 무마를 위한 수사 외압 의혹, 차남의 대학 편입 및 취업 특혜 의혹 등 총 13개 사건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그간 김 의원 배우자와 최측근, 공천헌금 제공자 등 관련 인물들을 폭넓게 조사했고,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된 참고인들도 잇따라 불러 조사했다.

그러나 핵심 피의자인 김 의원에 대한 조사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3차 조사 도중 조사실을 박차고 나갈 당시 진술 조서에 서명도 하지 않았다. 형사소송 절차상 피의자 날인이 없는 조서는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추가 출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 의원 측은 "조만간 퇴원할 예정"이라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퇴원 시점은 밝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경찰의 대응이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일반 피의자와 비교해 강제수사 등 조처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경찰은 김 의원이 민주당 원내대표 직을 내려놓은 지 2주가 지나서야 첫 압수수색에 나섰다. 하지만 핵심 증거로 거론된 개인 금고를 확보하지 못했다. 숭실대 특혜 입학 등 의혹을 받는 김 의원 차남에 대한 압수수색은 지난 13일 이뤄졌다. 첫 의혹이 제기된 지난해 9월 이후 반 년이 지난 시점이다. '늑장 수사' 논란도 불거진 이유다.

경찰 수사에 임하는 김 의원의 태도도 논란이 됐다. 김 의원은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 제출을 거부하고, 조사에서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첫 경찰 조사를 앞두고 "모든 의혹과 음해를 말끔하게 해소하고 반드시 명예를 회복하겠다"며 결백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전날 김 의원의 차남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조사했다. 차남은 숭실대 편입, 빗썸 취업 등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입건된 상태지만, 이날 조사는 김 의원 관련 의혹에 대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추가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김 의원에 대한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수사는 결과로 얘기하는 것이다. 늦더라도 공감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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