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가 되살린 양평道…尹 때 무시된 '춘천선' 연결 가능할까

예타안 복귀…노선 논란 원점 재검토
춘천선 연결성 다시 핵심 쟁점으로
국토부, 정권 교체 후 입장 변화 기류
전문가 "도로 확장성 평가 비중 관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2026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후 본청을 나서고 있다. 윤창원 기자

특혜 의혹으로 멈췄던 서울~양평고속도로 건립사업이 정권 교체와 함께 원점에서 재시동을 걸면서, 지난 정권 때 배제됐던 노선의 '춘천선 연결 가능성'이 주요 쟁점으로 급부상했다.
 

원점으로 돌아간 양평고속도로 사업

26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청와대에서 발표한 방침에 따라 서울~양평고속도로 건립 본사업 타당성조사 용역사와의 계약을 해지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는 앞선 국회의 예산안 심사에 따른 후속 조치이기도 하다. 지난해 국회는 양평고속도로 예산안 심사에서 부대의견으로 '국토부는 양평고속도로 사업 신뢰도 제고를 위해 타당성조사 용역을 해지하고 기존 예비타당성조사(예타)안 기준으로 재조사를 추진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씨 일가 땅이 대거 몰려 있어 특혜 의혹에 휩싸인 강상면 종점 노선안이 아닌, 양서면에 종점을 두는 예타 노선안을 기준으로 사업 계획 수립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게 된 것.
 
이로써 지난 정권 때 인위적으로 노선안 검토 항목에서 삭제돼 논란이 됐던 예타안의 장점이 새로운 타당성조사에서는 제대로 반영될지 주목된다.
 

춘천선 연결성, 다시 떠오른 핵심 변수


핵심은 양평고속도로의 장래 확장성이다.
 
2021년 5월 발표된 양평고속도로 예타보고서에는 사업목적으로 춘천고속도로 교통 체증 해소가 명시돼 있다. 이어 넉 달 만에 고시된 국내 최상위 도로계획인 2차 국가도로망 종합계획에는 과거 동서7축 지선이던 양평고속도로가 춘천선을 포함한 '동서9축의 지선'으로 바뀌었다.
 
도로법(시행령 제18조)상 지선은 인근 도시, 항만, 산업단지 등을 '직접' 연결해 접근성·교통물류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야 한다.
 
이처럼 본래 사업목적과 법상 상위 도로축과의 연결성을 감안하면, 양서면 방향의 예타안이 강상면 종점안보다 유리하다. 이는 노선안 변경 연루 의혹을 받는 용역사의 임원도 국정감사에서 뒤늦게 인정한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양평고속도로가 아직 존재하지 않아 장기적 도로계획에는 노선 간 직접 연결 표현은 기재되지 않을 수 있지만, 두 도로를 같은 축으로 묶은 것 자체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춘천선 연결의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업계 제안도 있었다.
 
하지만 윤 정권 시기 국토부가 타당성조사 용역사에 '장래 노선축 연장 계획 고려' 항목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정황이 국감에서 드러났다. 예타안 노선의 장점에 대한 '의도적 배제' 의혹에 휩싸인 배경이다.
 
이에 대해 그간 국토부는 상위 계획에 없었다는 해명만 반복해 왔다.
 

정권 교체 후 미묘하게 달라진 국토부 입장

서울-양평고속도로 예타안의 종점인 양평군 양서면 일대 모습과 김건희 씨 모습. 연합뉴스·황진환 기자

이 같은 국토부 입장은 정권 교체와 맞물려 사실상 전향적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국토부는 춘천선 등 특정 노선과의 연결 노선안 등을 도출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기존 쟁점이 됐던 사안으로서 새 용역에서 종합적으로 다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정부에서 강상면 종점안의 타당성을 앞세웠던 국토부가 정권이 바뀐 현 상황에서는 기존 입장을 고집하기 어려운 만큼, 장래 노선 확장성 등 예타안의 우수성과 본래 사업목적성에 초점을 맞춰 태도를 전향했다는 게 일각의 관측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타당성조사를 새롭게 하면 기존 예타안을 베이스로 하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이 열린다"며 "장래 노선축 연결 고려 등 지난 정권 시기에 논란이 됐던 사항들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타당성조사는 해당 양평고속도로 노선 내부에 관한 사안만 정하는 단계로, 향후 도로 연결 노선을 (춘천선 등으로) 특정하거나 장래 연장 여부를 확정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노선 확장은 정책성…평가 비중이 변수"

전문가들은 신규 타당성조사에서는 장래 노선 연결 가능성을 검토할 명분이 충분하다고 인정했다. 단 평가 비중을 얼마나 둘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는 "노선의 장래 연결 가능성은 새 타당성조사의 업무지침에 반영될 여러 검토 사항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경제성 부분이 아닌 정책성 평가(AHP)의 정성적 요소이고, 가중치가 얼마나 될지는 국토부와 용역사 판단에 달려 있다"고 짚었다.
 
우석진(기획예산처 재정사업 성과평가단장)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존 예타 이후 교통 상황 등의 변화를 감안해야 하고, 노선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미래 확장성(연결성)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특정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국가재정사업으로서의 목적성에 맞춰 제3의 노선안을 찾아서라도 신속히 대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양평고속도로 예타보고서를 근거로 춘천고속도로의 상습 정체 해소를 위해 두 도로 간 연계 가능성을 처음 제기했다. 아울러 두 도로가 국가 최상위 도로계획상 같은 '축(줄기가 되는 노선)'으로 묶인 것을 확인, 장기적 연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후보 당시 양평을 찾아 "사업은 최대한 신속해야 한다. 길은 돌아가지 말고 '똑바로'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혜 의혹이 있는 쪽을 향해 억지로 휘어지는 도로가 아닌, 최상위 국가 도로망 계획에 맞춰 도로를 '올곧게' 펼 것을 주문한 것으로 읽힌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2023년 7월 14일자 "[단독]서울-양평고속道…'강상면안'이 예타서 빠진 이유" / 2023년 7월 17일자 "[단독]양평道-춘천道 같이 묶고도…국토부 "연계 계획 없다"" / 2025년 4월 17일자 "[단독]"계획 없다"던 양평道 춘천선 연결…사업자 등장 새국면" / 2025년 5월 12일자 "[단독]양평道 민주 대선공약 포함…'춘천道 연결' 힘 실리나" / 2025년 7월 19일자 "[단독]경기도, 양평고속도로 '춘천선' 연결 타당성조사 착수"]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