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 사태의 잔여 의혹을 수사 중인 2차 종합특검이 이른바 '계엄용 군 인사' 의혹까지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국군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을 넘어, 실제 인사 과정에서 특정 인물을 배제하거나 유임시키는 방식으로 계엄 준비가 이뤄졌는지까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2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권창영 특별검사팀은 최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등으로부터 김상환 전 육군 법무실장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고소한 사건을 이첩받아 본격적인 검토에 착수했다.
김 전 실장은 지난 2월, 비상계엄 직전 군 인사 과정에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는 취지로 여 전 사령관과 나승민 당시 방첩사 신원보안실장을 각각 국수본과 국방부 검찰단에 고소했다.
김 전 실장은 2024년 말 육군 인사참모부장으로부터 국방부 검찰단장 보직에 내정됐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이후 "장관이 스테이를 지시했다"는 말을 듣고 인사가 뒤집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장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다.
김 전 실장은 이를 두고 군 수뇌부가 계엄 상황을 염두에 두고 비(非)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자신을 배제하고, 육사 출신인 김동혁 당시 국방부 검찰단장을 유임시킨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 전 단장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과 관련해 교체 요구가 제기되던 상황이었다.
특검은 이 같은 인사 번복 과정이 단순한 인사 판단이 아니라, 계엄 준비와 맞물린 조직적 의사결정이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방첩사가 군 인사 관련 자료를 수집·관리하면서 출신 지역과 이력 등을 기준으로 '블랙리스트'를 운용했다는 의혹과 맞물려, 실제 인사에까지 영향이 미쳤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방첩사 블랙리스트 의혹은 군 인사 관련 자료를 수집·관리하면서 출신 지역과 이력 등을 기준으로 특정 인사들을 분류하고, 이를 인사에 반영해 불이익을 줬다는 내용이다.
수사는 당시 인사 라인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여 전 사령관뿐 아니라 국방부 인사 책임자, 나아가 김용현 전 장관까지 연결되는 구조가 드러날 경우, 계엄 준비 과정에서의 '인사 설계' 여부가 본격적인 수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특검은 계엄 선포 당시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했던 이른바 '계엄 버스' 탑승 간부들에 대한 징계 과정도 들여다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방부는 해당 버스에 탑승했던 김상환 전 실장에 대해 당초 근신 처분을 내렸다가, 이후 1계급 강등으로 징계 수위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홍모 관리관이 초기 징계 결정에 관여한 뒤 직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검은 이 같은 징계 변경 경위 역시 확인할 가능성이 있다.
특검이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을 넘어 실제 인사 개입과 계엄 준비 간 연관성까지 규명할 경우, 12·3 내란 사태의 사전 모의 여부를 입증하는 핵심 단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